2026 FIFA 월드컵, 도시 전체가 경기장이 되다…옥외광고 업계에 찾아온 글로벌 기회

4년마다 열리는 FIFA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글로벌 문화 현상이다. 공항은 여행객으로 붐비고 대중교통 이용객은 급증하며, 광장과 거리, 팬존(Fan Zone)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이 모이는 거대한 축제 공간으로 변모한다.

2026 FIFA 월드컵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회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글로벌 옥외광고(OOH) 업계 역시 경기장 안팎을 넘어 도시 전체를 활용한 새로운 광고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탈리 클라이즈데일 (Natalie Clydesdale) 빌럽스 캐나다 대표는 “토론토가 개최 도시로 선정되면서 도시 자체가 팬 경험의 일부가 되고 있다”며 “유동 인구 증가, 대중교통 이용 확대, 관광객 유입, 주요 집결지 체류시간 증가 등은 브랜드에게 옥외광고를 통해 규모와 관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예상된다. 살바도르 가르시아 (Salvador Garcia) 빌럽스 멕시코 대표는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과달라하라 등 개최 도시에서 공항, 도로, 상업시설, 팬존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구 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백만 명이 동시에 도시를 이동하게 되면서 광고 공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단순히 광고를 노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월드컵이 도시 전체를 거대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애니 베드나스키 (Annie Bednarski) 빌럽스 미국 중부지역 대표는 “이런 이벤트에서는 도시 자체가 캔버스가 된다”며 “브랜드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경험하는 순간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 옥외광고(DOOH)는 경기 결과와 팬들의 반응,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변경할 수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월드컵 관람객 대부분은 경기장에 직접 입장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코펠만 (David Koppelman) 빌럽스 미국 동부지역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구하지 못하거나 비용 부담 때문에 경기장 대신 도심의 바, 팬존, 공공장소에서 경기를 관람하게 될 것”이라며 “진짜 월드컵 분위기는 오히려 도시 곳곳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도시 구조 자체가 복잡한 만큼 더욱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잭 카바예로 (Zach Caballero) 빌럽스 미국 서부지역 시니어 어카운트 매니저는 “로스앤젤레스는 대회 개최 도시 가운데 가장 복잡한 시장 중 하나”라며 “사람들은 다양한 지역과 교통망, 문화 공간을 끊임없이 이동한다. 브랜드는 단순히 한 곳에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 경로 전체에서 관련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빌럽스 글로벌 네트워크는 월드컵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강력한 집단 경험을 만들어내는 몇 안 되는 이벤트라고 평가한다.

코엔 반 레인 (Koen Van Rhijn) 빌럽스 벨기에 대표는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순간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옥외광고는 이때 대규모 도달률과 상황적 맥락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한 프라사드 (Rohan Prasad) 빌럽스 호주·뉴질랜드 고객개발 총괄은 “경기 전, 경기 중, 경기 후 흐름에 맞춰 실시간 업데이트와 상황 맞춤형 메시지를 활용하는 캠페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실시간 반응을 지나치게 활용하면 소비자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며 “노출 자체보다 관련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미 외 지역에서도 월드컵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호킨스 (David Hawkins) 빌럽스 중동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지구와 레스토랑, 스포츠 바, 공공 응원 공간을 찾는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몰입형 광고 포맷과 역동적인 콘텐츠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시차에 따른 저녁 경기 시청 문화가 형성되면서 팬들의 이동 경로 전반에 걸친 광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닉 벨 (Nick Bell) 빌럽스 영국 대표는 “팬들은 함께 모여 경기를 시청한다”며 “브랜드는 경기 전 기대감부터 경기 후 여운까지 다양한 접점에서 소비자와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캐나다의 토론토와 밴쿠버는 월드컵 기간 동안 도시 전체가 팬 경험의 일부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이즈데일 대표는 “브랜드는 단순한 도달률이 아니라 문화적 관련성을 원하게 될 것”이라며 “대중교통, 도심 상권, 팬존, 엔터테인먼트 지구, 출퇴근 동선 등이 단순한 광고 매체를 넘어 문화적 접점으로 기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드컵 기간 동안 옥외광고는 더 이상 단순한 광고 채널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순간 속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존재하도록 만드는 경험의 일부가 된다”고 강조했다.

2026 FIFA 월드컵이 글로벌 옥외광고 업계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대회의 진정한 가치는 광고판의 규모나 디지털 화면의 숫자가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경험하는 공공의 순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성공하는 브랜드는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가 아니라, 공간을 점유하는 것과 소비자 경험 속에서 의미를 얻는 것의 차이를 이해하는 브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