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광고 영업사원을 대체하지 않는다… 디지털 옥외광고 수익 구조의 새로운 변화


유니크 미디어(Unique Media)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데니스 카넬(Denys Kanel)이 인공지능(AI)이 디지털 옥외광고(DOOH) 시장의 경쟁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AI가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가 직접 보는 광고 화면이 아니라, 광고매체의 판매와 가격 책정, 캠페인 운영, 데이터 관리 등 스크린 뒤에서 이루어지는 사업 운영 과정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니스 카넬은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 전문매체 디지털 사이니지 투데이(Digital Signage Today)에 기고한 ’AI가 디지털 옥외광고를 바꾸고 있지만, 그 방식은 예상과 다를 수 있다(AI Changing Digital Out-of-Home Though Not as Most May Think)’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데니스 카넬은 AI가 프로그래매틱 광고 거래의 등장 이후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적 변화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를 활용한 광고 콘텐츠 제작과 개인화 기술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업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광고 수요와 공급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운영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디지털 옥외광고 사업자들은 수많은 스크린을 운영하면서 광고주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거나 프로그래매틱 플랫폼을 통해 광고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광고매체별 판매 현황과 이용자 데이터, 거래 가격, 광고 가능 물량 등이 서로 다른 시스템에 분산돼 있어 전체 사업 현황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데니스 카넬은 AI가 이러한 정보의 단절을 해소하고, 광고매체 사업자가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수익 기회를 찾아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AI가 과거 광고 판매 기록과 프로그래매틱 거래 수요, 광고 단가, 매체별 판매율 등을 분석하면 특정 광고매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이나 가격 조정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지역의 디지털 옥외광고를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광고주를 찾아내 직접 영업 담당자에게 전달하면 장기계약이나 추가 광고 판매로 연결할 수 있다.

데니스 카넬은 유니크 미디어에서도 프로그래매틱 광고 구매 패턴을 분석해 직접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분석을 AI로 자동화하면 영업 담당자는 반복적인 데이터 검토 업무를 줄이고, 고객 관리와 신규 매출 창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AI가 광고 영업인력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 담당자가 보다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광고 구매 과정에서도 AI의 역할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광고대행사와 미디어 플래너는 캠페인을 기획할 때 광고매체의 위치와 규격, 이용자 특성, 광고 단가, 광고 가능 기간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여러 매체사의 자료와 지도, 엑셀 파일, 제안서를 비교하는 과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데니스 카넬은 AI 기반 광고 기획 시스템이 발전하면 광고주가 캠페인 목표와 예산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적합한 디지털 옥외광고 매체를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정 상권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 노출을 확대하거나 여러 도시에서 동일한 목표 고객층에 접근하려는 경우에도 AI가 매체 위치와 이용자 데이터, 구매 가능 물량,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효율적인 광고 조합을 제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광고대행사 역시 반복적인 자료 검색과 비교 작업을 줄이고, 광고 전략 수립과 캠페인 성과 분석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데니스 카넬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려면 광고매체 사업자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광고매체를 정확하게 검색하고 추천하기 위해서는 광고매체의 위치와 크기, 설치 방향, 가시성, 이용자 특성, 콘텐츠 구현 기능 등의 정보가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확한 위치정보와 최신 매체 사진, 광고 규격, 기술 사양은 단순한 관리 자료를 넘어 광고매체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할 수 있다.

우수한 입지에 대형 디지털 스크린을 설치하더라도 광고 구매 시스템에서 해당 매체의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면 잠재적인 광고 수요를 확보하는 데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데니스 카넬은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에서 직접 판매와 프로그래매틱 거래 사이의 경계도 점차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동일한 디지털 스크린을 직접 계약으로 구매하는지, 프로그래매틱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는지보다 해당 광고매체가 캠페인 목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AI가 직접 판매 계약과 프로그래매틱 거래 수요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면 광고매체 사업자는 광고물량을 어느 판매 경로에 배분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광고매체의 직접 계약 수요가 높아지면 해당 광고물량을 확보하고, 반대로 프로그래매틱 거래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간대에는 자동화된 판매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분석은 광고매체의 재고 관리와 수익 최적화에 활용될 수 있다.

캠페인 운영 과정에서도 AI는 광고 송출 현황과 실제 집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계획된 광고 노출량에 미달하거나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특정 지역이나 광고 형식에서 광고 수요가 지속적으로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확인되면 신규 광고매체 설치나 사업 확장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활용 사례가 모든 디지털 옥외광고 사업자에게 이미 상용화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당 부분은 AI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 시스템 통합을 전제로 한 향후 활용 가능성에 해당한다.

데니스 카넬의 분석에서 주목할 부분은 AI가 디지털 옥외광고의 가치를 획일화하는 기술이 아니라, 개별 광고매체가 보유한 차별적인 경쟁력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옥외광고는 설치 장소와 주변 환경, 이용자의 이동 동선, 광고 화면의 크기와 가시성 등에 따라 광고 효과가 달라진다. AI가 이러한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할수록 광고주는 캠페인 목적에 적합한 광고매체를 선택할 수 있고, 매체 사업자는 자사 광고상품의 가치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 옥외광고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는 도심 대형 디지털 스크린과 교통광고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있으며, 광고 효과 측정과 이용자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광고매체 사업자는 단순히 스크린의 크기와 위치를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광고매체별 이용자 특성과 광고 노출 환경, 판매 현황, 광고 효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광고대행사 역시 AI를 활용한 매체 비교와 캠페인 기획이 일반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데이터 기반의 광고 구매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데니스 카넬이 제시한 AI 시대의 디지털 옥외광고 경쟁은 화려한 광고 영상이나 대형 스크린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광고매체의 가치를 데이터로 입증하고, 광고주의 수요에 맞춰 효율적으로 판매하고 운영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