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광고업계, “스크린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 공간의 시각 경험”

credit: Hoang Anh Nguy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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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호앙 안 응우옌 (Hoang Anh Nguyen) 프리키 모션 (Freaky Motion)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SNS에 게재한 글을 바탕으로 번역·재구성한 내용이다.

베트남의 디지털 옥외광고(DOOH)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공공 공간의 시각 경험을 설계하는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호앙 안 응우옌 (Hoang Anh Nguyen) 프리키 모션 (Freaky Motion)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베트남은 스크린을 설치하는 속도는 빠르지만 경험을 만드는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며 “공공 공간에서 이 격차는 결국 큰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스크린의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브랜드가 단순히 노출되는 것과 시민들이 광고를 멈춰 바라보고 기억하며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응우옌은 “DOOH는 단순한 전자 포스터가 아니다”라며 “유동인구가 많다고 해서 자동으로 광고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 공간을 단순히 메시지를 게시하는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무대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고주가 비용을 지불했다고 해서 원하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공공 공간에는 실제 사람들이 존재하고 각자의 감정과 생활 리듬이 있다”며 “배려 없이 집행되는 광고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정신적 공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경쟁 상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공 공간에서 브랜드가 경쟁해야 하는 대상은 다른 브랜드가 아니라 도시 자체라는 것이다.

그는 “건축물과 소음, 군중, 빛, 차량, 각종 표지판, 거리 상인, 날씨 등 모든 요소가 소비자의 주의를 놓고 경쟁한다”며 “사람들은 광고를 보기 위해 거리를 걷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살아갈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는 단 몇 초 안에 자신이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결국 중요한 질문은 브랜드가 소비자를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업계가 법적 규정 준수에만 집중하는 문화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응우옌은 “규정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법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규정할 뿐이며 진짜 문제는 허용된 영역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광고 캠페인이 여전히 ‘더 큰 로고, 더 많은 문구, 더 많은 정보’라는 익숙한 공식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방식은 결국 소비자에게 소음만을 제공하며 광고 피로도와 무관심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또한 “공공 공간에서 소비자를 중심에 두지 않는다면 단순히 효과 없는 캠페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시각 환경 자체를 더욱 피로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 공간의 시각 콘텐츠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광고는 모든 규정을 준수했더라도 사람들에게 방해받고 있다는 느낌이나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이러한 감정은 측정 지표에 나타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를 훼손하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적절한 맥락에서 집행된 우수한 콘텐츠는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고 평가했다.

그는 “좋은 콘텐츠는 시민들에게 광고를 보고 있다는 느낌보다 도시 속에서 우연히 의미 있는 장면을 발견했다는 감정을 제공한다”며 “복잡할 필요는 없지만 충분한 배려와 정교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광고의 역할은 관심을 강제로 빼앗는 것이 아니라 호감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정보와 자극적인 헤드라인, 충격적인 연출로 순간적인 주목을 얻을 수는 있지만 결국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의 기준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응우옌은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관계자들에게 광고를 승인하기 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바쁘고 피곤한 하루를 보내는 행인의 입장에서 이 콘텐츠를 2초라도 바라볼 가치가 있는가”라며 “광고를 승인한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만들어낸 시각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광고업계가 새로운 전환점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응우옌은 “공공 공간의 시각 콘텐츠는 단순한 광고를 넘어 도시 경험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스크린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광고업계가 자신들의 사회적 역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