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옥외광고 시장, AI 기반 실시간 효과 측정 시대 열렸다

베트남 옥외광고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시간 광고 효과 측정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광고판의 위치나 주변 교통량을 중심으로 매체 가치를 평가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광고 노출 가능 인구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캠페인 운영에 반영하는 데이터 기반 옥외광고 환경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호찌민시 보티사우(Võ Thị Sáu) 거리와 남끼코이응이아(Nam Kỳ Khởi Nghĩa) 거리 교차로에 설치된 LED 옥외광고 전광판 / SJK 그룹 갈무리

베트남 옥외광고 기업 에스제이케이그룹(SJK Group)의 계열사 컴퍼스테크(Compass Tech)는 최근 AI 카메라를 활용해 디지털 옥외광고(DOOH) 매체의 광고 노출 지표를 10분 간격으로 갱신하는 측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회사는 이번 기술이 베트남 옥외광고 시장에서 실시간 측정을 상용화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스템의 특징은 광고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매체 주변의 통행량과 광고 가시성을 지속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일정 기간 현장 데이터를 수집한 뒤 결과를 제공했다면,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광고주와 미디어 담당자가 운영 중인 캠페인의 노출 가능 인구를 대시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 옥외광고 데이터 측정 전문기업 컴패스테크(Compass Tech)는 AI와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옥외광고 매체 주변의 차량 및 보행자 통행량과 광고 노출 가능성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컴퍼스테크는 2020년부터 컴퓨터 비전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옥외광고 매체 주변의 교통량과 보행자 흐름을 분석해 왔다. 특히 광고 위치의 특성과 주변 환경 등을 반영하는 33개 평가 항목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매체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측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컴퍼스테크에 따르면 지금까지 베트남 전역에서 약 2,000개 광고 위치를 측정·인증했다고 한다. 기존 측정 방식은 개별 매체에서 14일간 데이터를 수집한 뒤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구조였다. 이번 기술 도입으로 일회성 조사에서 상시 데이터 수집 방식으로 측정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실시간 측정에는 두 가지 핵심 지표가 사용된다. OTC(Opportunity to Contact)는 광고를 접할 기회가 있는 사람들의 규모를 의미하며, VAC(Visibility Adjusted Contact)는 실제 광고를 볼 가능성을 고려해 OTC를 보정한 노출 지표다. 두 지표를 함께 활용하면 단순 교통량보다 광고 매체의 가시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AI 카메라는 광고판을 향하는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 방향을 구분하고, 승용차와 오토바이, 버스, 화물차 등 교통수단별 통행량을 분석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광고 가시성 산정 과정을 거쳐 대시보드에 반영된다. 다만 VAC는 광고를 실제로 바라본 사람을 직접 확인한 수치가 아니라, 광고를 볼 가능성을 반영한 추정 지표라는 점에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컴퍼스테크는 호찌민시 남끼코이응이아(Nam Kỳ Khởi Nghĩa) 거리와 보티사우(Võ Thị Sáu) 거리 교차로에 설치된 디지털 옥외광고 매체를 측정 사례로 공개했다. 해당 LED 전광판의 크기는 가로 14m, 세로 9m로, 전체 광고 면적은 126㎡다.

컴퍼스테크가 공개한 14일간의 측정 자료 기준. VAC는 실제 시청자 확정 수치가 아닌 가시성 보정 추정치다.

측정 결과 하루 평균 광고 접촉 기회는 약 29만4,000건으로 집계됐으며, 가시성을 고려한 보정 접촉량은 약 22만9,000건으로 나타났다. 광고 접촉 기회 가운데 약 77.8%가 가시성 보정 기준에 반영된 셈이다. 통행량이 집중되는 시간은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였으며, 요일별로는 금요일의 통행량이 가장 많았다.

이러한 데이터는 광고주가 캠페인의 시간대별 노출 기회를 비교하고 미디어 집행 전략을 조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유동인구의 변화가 큰 도심 교차로나 주요 상업지역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광고 메시지를 변경하는 디지털 옥외광고 운영과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기술은 글로벌 옥외광고 업계에서 추진하는 측정 표준화 흐름과도 연결된다. 컴퍼스테크는 세계옥외광고기구(World Out of Home Organization·WOO)의 옥외광고 측정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측정 방법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옥외광고의 매체 가치를 단순 위치나 통행량이 아니라 실제 광고 접촉 가능성을 반영한 데이터로 평가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다.

에스제이케이그룹은 앞으로 자사가 운영하는 LED 전광판 네트워크 전체에 실시간 측정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컴퍼스테크는 외부 옥외광고 매체 운영사에도 관련 기술을 제공해 베트남 옥외광고 시장 전반으로 데이터 측정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데이터 처리 방식도 제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AI 카메라로 수집한 영상은 장비 내부에서 익명화 처리되며, 분석 과정에서는 교통수단과 보행자 수 등 통계 정보만 활용한다.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저장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런 AI 효과 측정 시스템 도입은 베트남 옥외광고 시장에서 매체 운영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광고주가 캠페인 종료 후 보고서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행 과정에서 매체별 노출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시간 교통량 측정과 광고 효과 측정은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 OTC와 VAC는 광고 노출 기회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지만, 소비자의 실제 주목도나 광고 기억률, 구매 전환까지 직접 증명하는 지표는 아니다. 향후 측정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산정 방식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독립적인 검증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옥외광고 업계가 AI 기반 측정 기술을 통해 데이터 중심의 거래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시간 측정이 확산되면 광고주는 매체를 구매할 때 위치와 규모뿐 아니라 시간대별 유효 노출량을 비교할 수 있으며, 매체 운영사는 측정 가능한 광고 접촉 기회를 근거로 자사 매체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베트남 옥외광고 시장에서 광고 거래의 투명성과 미디어 플래닝의 정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