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광판부터 AI 광고까지…두바이, 옥외광고 콘텐츠 관리 기준 강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가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의 확산에 대응해 옥외광고 콘텐츠 관리 기준을 새롭게 마련했다. 광고 문구와 이미지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광고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포괄하는 통합 지침을 도입하면서 도시 경관 보호와 광고 산업의 창의성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UAE 뉴스 플랫폼 칼리즈 타임스(Khaleej Times)에 따르면 두바이 시청(Dubai Municipality)은 10월 17일 도시의 시각적·문화적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두바이 옥외광고 콘텐츠 규제 가이드라인(Advertising Content Regulation Guidelines for the Emirate of Dubai)'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옥외광고의 콘텐츠와 디자인에 관한 공통 기준을 마련해 광고물이 주변 도시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기존 옥외광고 관리 체계에 콘텐츠와 크리에이티브 제작에 관한 세부 기준을 보완한 것이다. 적용 대상에는 광고 문구와 이미지, 기업 로고, 애니메이션, 홍보용 디스플레이, 인터랙티브 요소, 도시의 랜드마크와 상징물 활용 등이 포함된다.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한 광고 표현도 관리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두바이는 중동의 주요 관광·상업 중심지로, 고층 건축물과 대형 디지털 전광판이 도시의 시각적 환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공간에서 옥외광고는 단순한 상업적 홍보 수단을 넘어 도시 이미지와 보행자, 방문객의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지침은 광고 제작 단계부터 도시 환경과의 적합성을 검토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광고주와 광고회사, 디자인 제작사 등이 광고물을 설치한 이후에 규정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 초기부터 승인 기준을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관리 기준은 콘텐츠의 명확성, 디자인 품질, 소비자 보호, 공공 안전, 지역의 문화적 가치 존중 등을 포괄한다. 특히 광고 기술이 고도화되고 화면 표현 방식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광고물이 도시의 정체성과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바이 시청 산하 공공시설청의 바데르 안와히(Bader Anwahi) 최고경영자는 옥외광고를 도시 경관과 시민·방문객의 일상적인 경험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설명했다. 그는 광고 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도 공공장소의 품질과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바이의 옥외광고 규제는 이번에 처음 도입된 것은 아니다. 기존에도 광고물의 설치와 운영, 공공 안전 등에 관한 법적 체계가 마련돼 있었으며, 2025년에는 옥외광고 가이드의 적용을 승인하는 행정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발표는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콘텐츠와 디자인에 관한 기준을 구체화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이번 정책은 디지털 옥외광고 산업의 발전에 따라 규제의 초점도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옥외광고 관리가 광고물의 크기와 설치 장소, 구조적 안전에 집중했다면, 디지털 전광판의 확산은 화면에서 표현되는 콘텐츠와 도시 환경의 관계를 새로운 관리 과제로 부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형 디지털 전광판과 옥외광고 자유표시구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도시 경관, 광고 표현, 공공 안전을 함께 고려하는 운영 기준이 중요해지고 있다. 두바이 사례는 새로운 광고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도시의 특성과 공공공간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해외 정책 사례로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