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과 목재로 세운 빌보드, 레드 윙의 '메이드 더 하드 웨이' 캠페인
1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레드 윙 슈 컴퍼니(Red Wing Shoe Co.)는 장인정신과 내구성, 그리고 노동에 대한 존중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아왔다. 이 전통적인 부츠 제조사는 지난해 12월, 최신 브랜드 캠페인 ‘메이드 더 하드 웨이(Made the Hard Way)’를 통해 그 철학을 트윈 시티스의 스카이라인 위로 확장했다. 단순한 광고 집행을 넘어, 옥외광고 매체 자체를 브랜드 메시지로 재해석한 이 프로젝트는 도시 풍경 속에서 노동과 과정, 그리고 자부심을 이야기한다.
이번 캠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비닐 출력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레드 윙은 두 개의 대형 빌보드를 각각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직접 제작하며, 자사의 제조 유산을 물리적인 형태로 구현했다.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메시지가 되는 구조물이다.
첫 번째 빌보드는 레드 윙 자체 태너리에서 나온 가죽 스크랩만을 사용해 제작됐다. 빌보드 표면에는 가죽 특유의 질감과 이음새, 색감의 미묘한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멀리서 보면 ‘MADE THE HARD WAY’라는 문구가 강렬하게 읽히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손으로 다뤄진 소재의 흔적과 불완전함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대량 생산이 아닌 수작업에서 비롯되는 개성을 강조하며, 브랜드가 오랜 시간 지켜온 내구성과 진정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야외 환경에 노출되며 생긴 변화마저도 이 빌보드는 캠페인의 일부가 된다.
두 번째 빌보드는 전혀 다른 접근을 택했다. 현지 목수들과 협업해 목재로 제작된 이 구조물은 광고판이라기보다 하나의 건축 요소에 가깝다. 따뜻한 톤의 목재 표면과 뚜렷한 나뭇결, 결합 부위는 사람의 손을 거친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캠페인 문구는 목재 표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도시 속 노동과 기술의 가치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이 두 개의 빌보드는 모두 트윈 시티스 전경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설치됐다. 이는 레드 윙의 역사와 지역적 뿌리를 고려한 선택으로, 도시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이야기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브랜드가 오랫동안 함께해 온 노동자들과 이들이 만들어온 도시를 향한 헌사라는 의미도 담겼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웃프론트 미디어(OUTFRONT Media)와의 협업을 통해 구현됐다. 대형 옥외 매체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브랜드는 통상적인 OOH 집행의 틀을 넘어선 실험적인 시도를 가능하게 했다. 디지털 스크린과 실시간 콘텐츠가 주류가 된 시대에, 레드 윙의 선택은 속도를 늦추고 물성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서 더욱 대비된다.
‘메이드 더 하드 웨이’ 캠페인은 옥외광고가 단순한 메시지 전달 수단을 넘어,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구조물 자체에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움직임도, 소리도 없는 빌보드지만 전달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어떤 것들은 여전히 어렵고 느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레드 윙은 그 사실 자체를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언어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