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광고의 진화… 브랜드 인지도와 실제 구매까지 연결한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여행 리테일 업계 대표 행사인 TR Consumer Forum 2026 에서 공항 이용객 증가와 실제 소비 확대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이번 포럼은 ‘항공 교통량에서 소비자 행동으로(From Air Traffic to Consumer Action): 여행객을 리테일의 중심에 두다’를 주제로 열렸으며, 항공산업과 여행 리테일 업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과 구매 전환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행사 첫날 기조연설에서는 국제항공운송협회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와 마인드셋 (m1nd-set)이 공동으로 항공산업과 여행 리테일 시장의 최신 동향을 분석했다.

피터 모언 (Peter Mohn) 마인드셋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마야 마르치니악 (Maja Marciniak) IATA 정책분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항공 교통량 증가와 실제 소비 행동 간의 관계를 분석하며, 향후 여행 리테일 산업은 단순한 승객 수 증가보다 데이터 기반 소비자 이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프리미엄 소비 트렌드, 가성비 중심 소비 확대, 크루즈 리테일 시장 성장, 아시아 여행객 영향력 확대 등을 주요 변화 요인으로 제시하며, 여행객 행동 데이터가 향후 업계 전략 수립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진행된 ‘유동인구에서 구매로(From Traffic to Transaction): 압박 속에서 전환율과 소비를 높이는 방법’ 세션에서는 공항 운영사와 브랜드, 리테일 및 마케팅 전문가들이 공항 상업시설의 핵심 과제를 논의했다.

패널에는 안나 소모지 (Anna Somogyi) 몬델리즈 월드 트래블 리테일 (Mondelēz World Travel Retail) 마케팅 디렉터, 비앙카 피바르치 (Bianka Pivarcsi) 부다페스트공항 (Budapest Airport) 마케팅 총괄, 부슈라 단와라 (Bouchra Danwra) 다우 마컴 에이전시 글로벌 (Dhow Marcom Agency Global)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심킨스 (Richard Simkins) 제이씨데코 영국 (JCDecaux UK) 공항사업 상업·파트너십 디렉터, 클라라 서셋 (Clara Susset) 마인드셋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참석했다.

토론의 핵심은 공항 이용객 수 증가와 상업 매출 증가 간의 상관관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유럽 공항들은 수용 능력 한계, 지속가능성 요구, 여행객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승객 증가만으로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클라라 서셋은 "미래의 성공은 단순한 유동인구가 아니라 참여도(Engagement)를 측정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격 경쟁력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구매 요인이지만, 상품 선택의 폭과 서비스 품질 같은 경험 요소가 실제 구매 전환과 지출 확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항 체류 시간이 과거보다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직원 응대, 신뢰 형성, 매장 가시성, 독점적 경험 제공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공항 리테일 미디어와 공항 광고의 역할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리처드 심킨스 (Richard Simkins) 제이씨데코 영국 (JCDecaux UK) 공항사업 상업·파트너십 디렉터는 여행 리테일 업계가 승객 증가만으로 매출 성장을 기대하는 기존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항과 리테일 사업자, 브랜드가 다음 단계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판매 시점(Point of Sale)만이 아니라 승객의 전체 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킨스에 따르면 많은 여행 리테일 브랜드들이 고객 접점이 면세점 입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구매 결정은 훨씬 이전 단계부터 형성된다.

그는 "면세점 경계선을 통과한 이후에는 이미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브랜드 인지도와 고려도, 선호도는 그 이전 단계에서 충분히 형성될 수 있으며 공항 광고는 이 과정에서 매우 강력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항 광고는 단순한 노출 매체가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유도하는 영향력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심킨스는 최근 제이씨데코 영국이 루멘 리서치 (Lumen Research)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소개하며 공항이 본질적으로 높은 주목도(Attention)를 제공하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공항 이용객들은 이동 과정에서 다양한 광고를 반복적으로 접하게 되며 이러한 주목도가 여정 전반에 걸쳐 축적된다"며 "광고는 소비자의 선택을 단순화하고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며 최종적으로 구매 행동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항 광고는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치를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행 리테일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유지하거나 신규 제품을 출시하고, 기존 강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항 옥외광고는 제품을 더욱 프리미엄하고 매력적인 브랜드로 인식하게 만드는 독보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심킨스는 공항 광고가 가격 경쟁을 넘어 브랜드 가치와 구매 전환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매체라고 평가하며 "공항 광고를 구매 직전 소비자를 자극하는 마지막 메시지 정도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항 광고는 주목도 확보와 브랜드 고려도 형성, 가치 인식 제고, 구매 전환을 이끄는 상위 퍼널(Upper Funnel) 전략 자산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글로벌 공항들이 리테일 미디어와 공항 DOOH(Digital Out of Home)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적극 육성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안나 소모지는 "공항 10곳 중 8곳은 제과 및 식품 카테고리에서 여행객을 실제 구매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여행객을 모든 전략의 중심에 둬야 한다"며 "공항에 도착하기 전부터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브랜드 관심도를 높이고, 여행객의 감정과 니즈를 이해하며 전체 여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앙카 피바르치는 전통적인 마케팅의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여기에 People(사람)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다페스트공항은 지난해 승객 수가 12% 이상 증가했지만 리테일 매출은 같은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는 승객 증가가 곧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부슈라 단와라는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로 신뢰를 제시했다.

그녀는 "한 번의 부정적인 경험만으로도 소비자 32%가 선호 브랜드를 떠난다"며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에는 프리미엄 가격도 기꺼이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항 리테일의 성공 요인을 신뢰, 인간적 연결, 소속감으로 정리하며,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이 확대되더라도 결국 사람 중심의 서비스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녀는 전통적인 마케팅 4P에 People(사람)을 추가한 ‘5P 전략’을 제안하며, 직원과 고객 간의 상호작용이 구매 전환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이번 포럼은 공항 상업 공간의 미래가 단순한 유동인구 확보 경쟁이 아니라 여행객의 심리와 행동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특히 공항 광고와 리테일 미디어는 단순한 브랜드 노출 수단을 넘어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매체로 진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분석과 고객 경험 설계가 공항 상업 성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