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첫 등장한 신주쿠 3D 고양이, 2026년에도 일본 도심을 지키다
2021년 도쿄 신주쿠역 앞에 등장한 거대한 삼색 고양이가 2026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건물 위에 자리 잡은 듯한 입체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신주쿠 동쪽 출구의 고양이’다. 두 시기의 사진은 디지털 옥외광고 화면 속 캐릭터가 어떻게 도시의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고양이의 무대는 신주쿠역 동쪽 출구 광장과 마주한 크로스 신주쿠 비전 (Cross Shinjuku Vision)이다. 이 매체는 2021년 7월 12일 정식 송출을 시작했다. 건물 상단의 곡면 LED 화면을 활용한 거대 고양이 영상은 시험 송출 때부터 온라인으로 확산하며 주목받았다.
2021년 사진에서는 고양이가 하얀 상자 모양의 공간에 몸을 누이고 앞발을 화면 가장자리에 걸친 채 거리를 내려다본다. 얼굴과 앞발이 건물 밖으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다. 반면 2026년 사진에서는 빨간 목걸이를 한 고양이가 몸을 일으킨 동작이 보다 날렵한 느낌을 준다. 낮과 밤이라는 촬영 조건의 차이 속에서도 삼색 털과 하얀 공간은 두 장면을 연결한다.
3D 입체감의 핵심은 화면 안에 실제 건축 공간처럼 보이는 깊이를 만드는 데 있다. 곡면 화면에 맞춰 원근감과 그림자, 고양이의 크기와 움직임을 설계하면, 특정 관람 위치에서 고양이가 화면 바깥으로 돌출된 듯한 착시가 생긴다. 별도의 안경 없이 입체감을 느끼는 이른바 ‘아나모픽 3D’ 표현 방식이다. 크로스 신주쿠 비전은 역 앞 광장에서 이러한 맨눈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영상 제작사 옴니버스 재팬 (Omnibus Japan)은 이 프로젝트의 목표를 단순히 눈길을 끄는 데서 나아가 디지털 화면 자체를 사람들이 찾아오는 장소로 만드는 것으로 설명한다. 고양이는 상품의 기능이나 가격을 전달하는 대신, 화면 속에 살아 있는 존재가 있다는 느낌을 준다. 매체가 설치된 위치뿐 아니라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캐릭터가 장소의 인상을 만드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