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하늘길이 바뀐다…아디스아바바·라고스 넘어 엔테베까지 '허브 공항 전쟁'
아프리카 항공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허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동·중부 아프리카에서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와 케냐 나이로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서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 라고스가 핵심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우간다 엔테베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지역 허브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항공 전문가 이메르 실베스트리 (Imer Silvestri)가 국제공항협의회 (Airports Council International·ACI World)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은 2025년 1,313만 명의 여객을 처리했다. 에티오피아항공 (Ethiopian Airlines)의 광범위한 국제 노선망을 기반으로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국제 허브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케냐 나이로비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은 2025년 약 9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했다.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전략적 입지와 관광산업, 케냐항공 (Kenya Airways)의 허브 네트워크가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아디스아바바와 나이로비는 동아프리카 항공시장을 대표하는 양대 허브로 평가된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우간다 엔테베 국제공항이다. 엔테베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2024년 224만3,104명에서 2025년 248만6,893명으로 약 1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항공 화물 처리량도 6만9,595톤을 기록하며 여객과 화물 부문에서 동시에 성장세를 보였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성장 속도는 더욱 두드러진다. 엔테베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2022년 약 157만 명에서 2025년 약 249만 명으로 3년 사이 크게 늘었다. 공항은 현재 연간 약 350만 명 수준까지 여객 처리 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간다항공 (Uganda Airlines) 역시 엔테베를 아프리카 오대호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항공 허브로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사 노선 확대와 공항 인프라 투자가 맞물릴 경우 엔테베의 역내 허브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중부 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 라고스 무르탈라 무하메드 국제공항이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라고스공항은 2024년 약 710만 명의 여객을 처리했으며, 이 가운데 국제선 이용객은 약 430만 명이었다.
나이지리아 전체 공항 이용객은 2025년 1,794만 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선 이용객이 1,309만 명, 국제선 이용객은 485만 명이었다. 아프리카 최대 규모 중 하나인 내수시장과 경제 중심지라는 라고스의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항공 수요 확대 가능성도 크다.
라고스에 이어 가나 아크라, 코트디부아르 아비장, 세네갈 다카르 등이 서아프리카의 주요 항공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공항은 역내 도시를 연결하는 역할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다른 아프리카 지역을 잇는 대륙 간 네트워크의 관문으로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베스트리는 아디스아바바가 여객 규모와 항공 네트워크, 허브 기능을 종합할 때 동·중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라고스는 서아프리카를 대표하는 핵심 관문으로 평가했다. 특히 엔테베는 국제선 이용객이 연간 250만 명에 육박한 데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향후 가장 주목해야 할 아프리카 공항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아프리카 공항의 성장은 항공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여객 증가와 터미널 인프라 투자는 여행 리테일과 공항 옥외광고 시장을 함께 확대시키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여행 리테일 전문가 팀 조버 (Tim Jobber)는 아프리카 공항시장을 여행 리테일 산업의 새로운 개척지로 평가했다. 최근 중동·아프리카 면세협회 (Middle East & Africa Duty Free Association·MEADFA) 콘퍼런스에서도 아프리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로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조버는 최근 여행 리테일 시장이 여행객 1인당 소비액(SPH·Spend Per Head) 감소 등의 과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상업시설과 브랜드 마케팅 시장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아프리카 공항이 향후 중요한 성장시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항 이용객이 증가하고 터미널 현대화와 확장 투자가 이어지면 면세점과 브랜드 리테일뿐 아니라 광고 미디어의 가치도 함께 높아진다. 특히 국제선 이용객이 집중되는 출·도착 동선과 면세구역, 수하물 수취지역 등은 글로벌 브랜드가 여행객과 접점을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주요 허브 공항의 성장은 공항 디지털 옥외광고(DOOH)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디스아바바와 라고스처럼 이미 대형 항공 네트워크를 확보한 공항에 더해 엔테베와 같은 신흥 허브까지 성장할 경우, 아프리카 공항은 글로벌 브랜드와 광고사업자에게 아직 본격적으로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미디어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