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100대가 옥외광고가 됐다…인도 하벨스, 제품으로가네샤를 만들다
인도 전기·가전 브랜드 하벨스(Havells)가 실제 선풍기 100대를 활용해 대형 광고판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조형물로 바꾸는 옥외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번 캠페인은 인도 타네(Thane)의 마지와다 플라이오버(Majiwada Flyover)에서 진행됐다. 하벨스는 가네시 차투르티(Ganesh Chaturthi) 축제를 맞아 ‘하벨스 케 데바(HavellsKeDeva)’ 캠페인을 전개하고, 자사 디자이너 선풍기 100대를 이용해 힌두교의 신 가네샤(Ganesha) 형상을 구현했다.
일반적인 옥외광고가 광고판 위에 제품 이미지나 메시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라면, 이번 캠페인은 실제 제품 자체를 광고의 핵심 소재로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선풍기는 광고 속에 등장하는 제품이 아니라 광고판의 구조와 비주얼을 완성하는 요소가 됐다.
소비자가 보는 것은 단순한 선풍기 광고가 아니다. 제품 자체가 가네샤의 형상을 만들고, 그 거대한 조형물이 다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문화적 맥락과 브랜드의 연결도 눈에 띈다. 인도에서 가네시 차투르티는 가네샤를 기리는 대표적인 종교 축제로, 현지 소비자에게 높은 문화적 친밀감을 갖는다. 하벨스는 축제 기간에 맞춰 가네샤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브랜드 메시지를 현지 문화와 자연스럽게 결합했다.
광고판에는 하벨스의 메시지인 ‘하와 바들레기(Hawa Badlegi)’도 함께 담겼다. ‘바람이 바뀐다’는 의미의 문구는 선풍기라는 제품 특성과 직접 연결되면서 광고의 메시지를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이번 캠페인의 또 다른 강점은 규모다. 교통량이 많은 플라이오버 인근에 설치된 거대한 광고판에 수십 대의 실제 선풍기가 입체적으로 배치되면서 멀리서도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강한 시각적 주목도를 만들었다.
이 같은 설치형 옥외광고는 현장 노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일반적인 광고판은 해당 장소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주로 노출되지만, 예상하지 못한 형태의 크리에이티브는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설치 장소를 넘어 디지털 공간까지 캠페인의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구조다.
하벨스의 이번 캠페인은 옥외광고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진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광고판 자체를 무엇으로 바꿀 수 있는가”라는 접근이다. 제품을 단순히 광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품 자체를 이용해 소비자가 기억할 만한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은 제품과 문화, 장소, 크리에이티브가 결합할 경우 전통적인 대형 광고판도 하나의 체험형 미디어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실제 제품을 광고 구조물의 일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제품 주도형 옥외광고(Product-led OOH Advertising)의 인상적인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