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서 지도 위 하나의 점으로는 알 수 없는 옥외광고의 진짜 오디언스를 파악하자.
같은 장소에 등을 맞대고 설치된 두 옥외광고 미디어 같은 소비자에게 노출될까? 미국 옥외광고 데이터 기업 스트리트메트릭스 (StreetMetrics)의 분석 결과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스트리트메트릭스는 2026년 1분기 기획 데이터를 활용해 동일한 좌표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설치된 전통적 옥외광고 6,481쌍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광고판 사이의 방향 차이가 150~210도인 매체로 한정했다.
분석 결과 전체 광고판의 22%는 양쪽 면의 1위 오디언스 세그먼트가 서로 달랐다. 같은 위치에 설치된 양면 광고판 5쌍 가운데 1쌍 이상은 주로 노출되는 소비자 집단이 다르다는 의미다.
전체의 약 5%인 20쌍 가운데 1쌍은 양쪽 면의 오디언스 구성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나타났다. 스트리트메트릭스는 10개 이상의 세그먼트에서 지수 차이가 150포인트를 넘는 경우를 ‘큰 차이’로 분류했다.
예를 들어 한 광고판의 남서쪽 면은 대학 미식축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의 비중이 높았지만, 북동쪽 면은 총기 소유자와 월마트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도상의 주소와 좌표는 같지만 광고판이 바라보는 도로와 차량의 이동 방향이 달라 실제 관객도 달라진 것이다.
옥외광고 제안서는 일반적으로 총 노출량을 핵심 지표로 제시한다. 그러나 지역 은행은 거래 은행을 바꿀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원하고, 간편식이나 외식 브랜드는 매장 반경 1마일 안의 점심시간 소비자를 찾는다. 광고주가 구매하려는 것은 불특정 다수의 노출량이 아니라 사업 목표에 맞는 소비자 집단이다.
총 노출량이 비슷하다고 해서 두 광고면의 가치가 같은 것은 아니다. 전체 노출량만 합산하면 어느 면이 특정 광고주에게 더 적합한지, 왜 그 면을 선택해야 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이번 분석은 옥외광고를 ‘장소’가 아닌 ‘광고면’ 단위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도 위에서는 하나의 점으로 표시되더라도,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두 광고면은 각각 다른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별개의 광고 상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리트메트릭스는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에 본사를 둔 옥외광고 데이터·측정 기업이다. 실제 이동 데이터와 광고판의 크기, 높이, 방향, 가시거리 등을 결합해 광고가 보일 수 있는 영역을 산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매체별 오디언스 분석과 캠페인 기획, 노출 검증, 성과 기여도 측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결과가 모든 시장과 광고판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옥외광고의 가치를 총 노출량 하나로 설명하기보다 광고면별 방향과 이동 경로, 오디언스 구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