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면세시장의 승부처가 바뀐다…6,200만 회원이 보여준 '사람 수'보다 중요한 '고객 가치'

중국면세그룹 (China Duty Free Group·CDFG)

중국면세그룹 (China Duty Free Group·CDFG)이 중국 여행소매 시장과 소비자 변화를 분석한 ‘2025~2026 cdf 소비백서’를 발표했다.

57쪽 분량의 이번 백서는 ‘트래픽에서 가치로 (From Traffic to Value)’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 여행객 수와 매장 방문객을 늘리는 데 집중했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고객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장기적인 소비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여행소매 시장이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면세그룹은 소비심리 회복과 여행객 증가, 무비자 입국 확대, 새로운 하이난 역외면세 정책 등이 중국 여행소매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회원 운영 체계와 글로벌 공급망,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유통망을 기반으로 중국 여행소매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년 7월 기준 중국면세그룹의 회원은 6,200만명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이들을 소비 성향과 관심 품목에 따라 9개 고객군으로 세분화했다.

전체 회원의 27%에 해당하는 주요 고객군이 2025년 소비 기여도의 74%를 차지했다. 회원 수보다 구매력과 충성도가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는 의미다.

핵심 소비층은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애호가, 자기관리형 소비자, 소비 수준 향상 추구형, 유행 주도형 등 4개 집단으로 구분됐다. 이들은 중국면세그룹의 매출과 고객 가치 형성을 이끄는 주요 기반으로 분석됐다.

중국면세그룹 (China Duty Free Group·CDFG)

특정 상품에 대한 선호가 뚜렷한 고객은 기술제품 탐험형, 주류 애호가, 퍼포먼스 스포츠형 등 3개 집단으로 나뉘었다. 품질을 중시하는 시니어층과 외국인 여행객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잠재 고객군으로 제시됐다.

품목별로는 향수·화장품 시장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2025년 향수·화장품을 구매한 회원 수는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특히 메이크업과 향수 제품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보석·시계 부문에서는 보석류의 성장률이 높았고, 시계 소비는 일부 핵심 고객층에 집중됐다. 금 제품의 소비 잠재력도 지속해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럭셔리 상품과 액세서리는 고소득층의 꾸준한 재구매와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럭셔리 제품의 회복에 힘입어 성장했다. 식품·종합상품 부문에서는 소비자 전자제품이 성장을 이끌었으며, 아웃도어 스포츠웨어와 건강보조식품의 수요도 증가했다.

와인·주류 부문에서는 위스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백서에 따르면 위스키 소비는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중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항 면세점과 주류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면세그룹 (China Duty Free Group·CDFG)

유통 채널도 다변화하고 있다. 하이난 역외면세는 면세 쇼핑과 문화·관광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면세그룹은 주요 허브공항의 면세사업권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2025년에는 중국 13개 주요 도시에 시내면세점이 문을 열었다. 온라인에서는 cdf 몰 (cdf Mall)을 중심으로 일상적인 추가 구매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면세그룹은 2026년 3월 디에프에스 (DFS)의 중화권 여행소매 사업을 인수하며 해외와 중화권 유통망도 확대했다.

회사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행 준비부터 이동, 쇼핑, 귀국 이후까지 소비자의 전체 여정을 연결할 계획이다. 사업 전략도 단순히 많은 여행객에게 노출되는 ‘트래픽 확보’에서 고객별 구매력과 장기적인 관계를 키우는 ‘가치 육성’으로 전환한다.

이번 백서는 중국 여행소매 시장의 변화가 중국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인 여행객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한국의 공항, 면세점, 럭셔리·화장품·주류 브랜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으로는 중국인 여행객을 하나의 거대한 소비 집단으로 보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여행 목적과 관심 상품, 소비 수준, 연령, 구매 시점에 따라 고객을 세분화하고 이에 맞는 매장 경험과 공항광고 메시지를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