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옥외광고 시장 급성장…DOOH 확대 속 투명성 과제 부상
아프리카 옥외광고(OOH)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동반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옥외광고 산업 전반의 투명성과 검증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웃도어 오디터스 (Outdoor Auditors)의 창립자 에릭 워버그 (Erik Warburg)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아프리카 OOH 산업은 호황을 맞고 있지만, 이제는 성장보다 성숙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OOH는 TV, 라디오, 온라인, 인쇄매체 등 상대적으로 데이터가 풍부한 미디어에 비해 광고시장에서 주목도가 낮았다. 닐슨 (Nielsen)과 같은 주요 조사기관의 통계에서도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고, 수백 개의 독립 미디어 사업자가 각자 시장을 운영하면서 산업 구조도 상당히 분산돼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도로변 디지털 스크린은 2018년 2월 약 170개에서 2026년 8월 875개로 증가했다. 약 8년 만에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연평균 성장률은 약 10% 수준이다.
DOOH 확대는 OOH 시장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하나의 디지털 스크린에서 여러 광고주 캠페인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광고 인벤토리가 크게 증가했고, 기존 OOH 예산뿐 아니라 디지털 마케팅 예산까지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남아공 옥외광고 시장에서는 광고비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정적 옥외광고 매체 역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광고주들의 OOH 시장 진입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워버그는 이러한 성장 기회가 결코 안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광고주가 OOH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경우 DOOH 광고비는 다시 온라인, 모바일, TV 등 다른 미디어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불법 옥외광고 매체와 DOOH 운영의 불투명성이다. 최근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지방정부가 불법 빌보드 철거에 나서면서 무허가 옥외광고물이 다시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불법 매체는 승인 비용이나 각종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합법적인 매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는 미디어 사업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시장 가격 질서를 왜곡한다.
지방정부 역시 광고물 관련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옥외광고 업계와 행정기관 사이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광고물 허가와 승인 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질 가능성도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위험이 크다. 브랜드가 불법 또는 규정을 위반한 광고물에 노출될 경우 법적 문제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와 관련된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
안전 문제도 있다. 무허가 광고 구조물 가운데 일부는 구조 안전, 도로 이격거리, 엔지니어링 기준 등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워버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으로 ‘업계 투명성’을 제시했다. 각 옥외광고 매체의 허가와 승인 상태를 공개하면 광고대행사와 광고주는 매체의 규정 준수 여부와 위험 수준을 확인한 뒤 광고 집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남아공 옥외광고 미디어 사업자들은 이미 온라인 미디어 플래닝 플랫폼을 통해 매체 승인 상태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워버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남아공 옥외광고 업계의 새로운 책임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DOOH에서는 광고 송출 검증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적 빌보드는 광고가 실제 설치됐는지 현장 사진을 통해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반면 DOOH는 하루 송출 횟수, 시간대별 스케줄, 광고 소재 순환 등 여러 운영 조건이 동시에 적용된다.
따라서 24시간 광고 송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다면 광고주 입장에서는 계약한 광고가 실제 약속대로 집행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광고가 예정된 횟수만큼 노출되지 않거나 일부 송출이 누락되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브랜드의 DOOH 신뢰도가 떨어지고, 결국 광고비가 다른 디지털 미디어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독립적인 제3자 검증 시스템이 제시됐다. 아웃도어 오디터스는 씨두 (Seedooh)와 협력해 실시간 DOOH 캠페인 검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약 45개 미디어 사업자가 검증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으며 금융, FMCG, 기술기업, QSR 등 다양한 업종의 광고주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워버그는 OOH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광고주, 광고대행사, 미디어 사업자 모두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는 매체 승인과 규정 준수 관련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미디어 사업자에게 보다 투명한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사업자 역시 단기적인 매출 확대보다 산업의 장기적인 신뢰 구축을 위해 협업과 정보 공개, 독립적인 광고 송출 검증 체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웃도어 오디터스는 2009년 에릭 워버그와 그의 형제 르네 워버그 (Rene Warburg)가 설립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독립 OOH 데이터 조사기관이다. 조사팀은 6개월마다 남아공 전역에 등록된 옥외광고 매체를 직접 촬영하고 있으며, 약 1만5,000개 빌보드 면을 대상으로 광고 점유율, 광고주 활동, 미디어 사업자 현황 등을 조사한다. 시장 조사 결과를 정리한 ‘스테이트 오브 OOH 리포트’는 매년 두 차례 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