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민이 만든 디지털 크리스마스 트리로 런던 겨울 밤을 채우다.

애플(Apple)이 영국 런던의 대표적 건축물 배터시 파워 스테이션(Battersea Power Station)의 워시타워를 올겨울 대형 디지털 ‘크리스마스 트리’로 탈바꿈시켰다. 애플이 주최한 공모전 ‘유어 트리 온 배터시(Your Tree on Battersea)’에서 선정된 일반인 24명의 작품이 12월 24일까지 매일 오후 5시부터 10시 30분까지 굴뚝 양옆의 워시타워를 밝히는 형태로 연출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애플이 연말 시즌마다 진행해온 디지털 아트 프로젝트의 연장선이지만, 대중 참여를 전면적으로 허용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과거 유명 예술가 중심이던 참여 구조를 벗어나, 누구나 아이패드(iPad)로 직접 크리스마스 트리를 디자인해 제출할 수 있도록 문을 연 것이다. 워시타워에는 공모전 당선작과 함께 가수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 배우이자 작가 스티븐 프라이(Sir Stephen Fry), 럭비 선수 마로 이토제(Maro Itoje), 일러스트레이터 올리버 제퍼스(Oliver Jeffers), 예술가 데이비드 슈Rigley( David Shrigley OBE) 등 유명 인사들의 작품도 함께 투사된다.

당선자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소감을 통해 아이패드라는 디지털 도구가 창작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캔터베리 출신의 바르샤 심하(Varsha Simha)는 겨울 시장의 스웨터와 장식을 떠올리며 “차가운 계절 속 따뜻한 감정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7세 참가자인 미아 D.B.(Miah D.B.)는 “아이패드에 그림 그리는 것이 즐거웠다”며 자신의 감정에서 출발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유어 트리 온 배터시’는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된 애플의 배터시 워시타워 연말 프로젝트다. 2023년에는 세계적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아이패드 프로 작품 ‘비거 크리스마스 트리즈(Bigger Christmas Trees)’가, 2024년에는 영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드만 애니메이션즈(Aardman Animations)의 아이폰 16 프로 맥스 단편 애니메이션이 워시타워를 장식했다. 올해는 일반 시민이 참여의 중심에 선 만큼, 창작 플랫폼으로서의 애플 생태계 확장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애플은 2023년 런던 배터시 파워 스테이션에 영국 본사를 개소한 이후 현지에서 5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며 경제적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본사는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며 협업과 포용성,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런던 비숍스게이트(Bishopsgate), 케임브리지(Cambridge), 세인트올번스(St Albans), 스윈던(Swindon) 등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39개 애플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올해 워시타워를 밝히는 ‘디지털 트리’는 단순한 시각적 포맷을 넘어 지역사회와 글로벌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공공 미디어 아트로 진화했다. 기술과 예술, 그리고 시민 참여가 결합한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시대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축제 문화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