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 시대 다시 주목받는 옥외광고…TV·디지털 결합 시 ROI 상승

옥외광고가 마케팅 믹스 모델링(Marketing Mix Modeling·MMM)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옥외광고 판매 방식과 데이터 관리 체계가 이러한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도 광고 전문가 타밀 아라산 (Tamil Arasan)은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옥외광고는 믹스 모델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만, 인도의 판매 방식은 오히려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MMM은 기업이 어느 시장에서, 어느 시기에, 얼마의 광고비를 투입했는지를 실제 매출 등 비즈니스 성과와 비교해 각 미디어의 효과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쿠키나 개별 사용자 추적에 의존하지 않고 TV와 라디오, 인쇄매체, 디지털, 옥외광고 등 온·오프라인 미디어를 하나의 모델에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광고가 클릭과 사용자 단위의 정밀한 성과 측정을 앞세우면서 한동안 MMM의 영향력은 줄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강화와 사용자 추적 제한으로 디지털 어트리뷰션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MMM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글 (Google)은 2025년 2월 오픈소스 MMM인 ‘메리디안(Meridian)’을 공개했으며, 메타 (Meta) 역시 ‘로빈(Robyn)’을 제공하고 있다. 두 모델 모두 개별 사용자의 쿠키가 아닌 집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효과를 분석한다.

특히 MMM은 애초부터 디지털 광고를 위해 만들어진 측정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옥외광고에 의미가 크다. 디지털 어트리뷰션이 등장하기 전부터 TV와 라디오, 신문·잡지, 옥외광고처럼 클릭이 발생하지 않는 미디어의 효과를 분석하는 데 활용돼 왔다. 따라서 옥외광고가 측정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디지털 미디어처럼 변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아라산은 애널리틱 파트너스 (Analytic Partners)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20년에 걸쳐 500건 이상의 계량경제학적 연구와 340억 달러 규모의 광고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옥외광고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예산을 배분한 브랜드는 ROI가 1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옥외광고를 TV와 디지털 광고에 함께 집행할 경우에도 효과가 커졌다. 같은 예산을 기준으로 TV만 집행했을 때보다 ROI가 27% 높았다는 분석이다.

더 주목할 부분은 캠페인 기간이다. 8주 이상 지속한 캠페인은 2주 동안 단기간 집중 집행한 캠페인보다 ROI가 79% 높게 나타났다. 강한 노출을 짧게 집중하는 것보다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소비자와 접점을 만드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다만 해당 연구는 호주 최대 옥외광고 기업인 oOh!media가 의뢰하고 애널리틱 파트너스가 모델링을 수행했다. 아라산은 연구 데이터의 규모와 분석 주체를 평가하면서도, 수치를 인용할 때 연구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함께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실제 옥외광고 거래 관행이다. 아라산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최소 10일 단위 계약과 이후 5일 단위 연장 등 단기 집행이 일반적이다. 연구 결과는 장기간의 지속적인 노출이 높은 ROI를 만든다고 말하지만, 실제 판매 구조는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방식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관리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나의 캠페인 예산이 여러 옥외광고 사업자에게 분산되고 이를 통합하는 표준화된 기록이 부족하다. 같은 광고매체라도 거래 상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고, 광고가 실제 집행됐다는 증빙도 사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광고주가 옥외광고를 MMM에 포함시키고 싶어도 분석 모델에 입력할 일관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

아라산은 이를 “측정의 문제가 아니라 장부 관리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지난 15년간 옥외광고가 디지털 광고 중심의 어트리뷰션 체계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다시 부상하는 MMM은 오히려 옥외광고가 경쟁력을 발휘하기 좋은 측정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옥외광고의 과제는 새로운 측정 기술을 찾는 것에만 있지 않다. 광고비와 집행 기간, 매체, 지역, 노출량, 실제 집행 결과 등을 표준화된 데이터로 축적하고 광고주의 전체 미디어 데이터와 연결할 수 있는 거래·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8주 이상 캠페인의 ROI가 2주 집행보다 79% 높다”는 분석은 옥외광고를 단기 노출 상품이 아니라 지속적인 브랜드 성장을 만드는 미디어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MMM의 재부상은 옥외광고의 효과를 다시 입증할 기회인 동시에, 옥외광고 업계의 판매 방식과 데이터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