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광고를 차단하는 개발자를 유혹하는 법...스티치가 보여준 B2B 옥외광고의 새로운 역할
소프트웨어 기업 스티치 (Stytch)가 잠재 고객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실제 출근 동선을 분석해 옥외광고를 집중 배치한 사례가 B2B 마케팅에서 옥외광고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프론탈 AI (Frontal AI) 파트너 이반 팔코 (Ivan Falco)에 따르면, 스티치의 주요 구매 의사결정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그러나 이들은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영업 이메일이나 자동화된 마케팅 메시지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디지털 채널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타깃으로 꼽힌다.
스티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고객을 쫓는 대신, 고객이 매일 반복적으로 이동하는 오프라인 공간에 주목했다.
2024년 스티치는 이상적 고객 프로필인 ICP(Ideal Customer Profile)에 해당하는 잠재 고객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로 이용하는 출근 경로를 분석했다. 이후 이들이 주거지역에서 사무실로 이동하는 주요 동선을 따라 빌보드를 연속적으로 배치했다. 잠재 고객의 주거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사무실까지 이어지는 출근 경로에 여러 개의 광고판이 단계적으로 배치돼 있다. 단순히 특정 지역의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한 것이 아니라, 특정 고객군의 실제 생활 동선을 하나의 미디어 플랜으로 설계한 것이다.
성과도 주목할 만했다. 팔코에 따르면 스티치의 영업 기회 가운데 10% 이상이 스티치를 처음 알게 된 경로로 해당 옥외광고를 언급했다.
안나 레이스 (Anna Reis)도 이 수치에 주목했다. 레이스는 “이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전술 자체의 영리함이 아니라 실제 숫자”라며 “모든 디지털 접점을 차단하는 성향이 강한 고객군에서 옥외광고가 10%의 기여도를 기록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단순히 ‘출근길을 따라 광고판을 설치했다’는 아이디어의 참신함보다, 기존 디지털 마케팅이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던 고객군에서 옥외광고가 실제 신규 영업 기회를 만들어내는 접점으로 작동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은 ABM(Account-Based Marketing)의 범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일반적인 ABM은 특정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광고를 집행하거나, 소규모 행사를 열고 선물을 보내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많은 기업이 비슷한 전략을 사용하면서 차별화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팔코는 효과적인 ABM이 특정 고객사를 중심으로 하나의 작은 ‘미디어 세계’를 만드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고객이 이동하는 지역과 사용하는 채널, 관심을 갖는 사람과 참석하는 행사까지 연결해 브랜드가 고객의 일상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특히 스티치 사례는 B2B 마케팅에서 옥외광고가 가진 독특한 강점을 보여준다. 온라인 광고는 차단할 수 있고 영업 이메일은 무시할 수 있지만, 매일 출근길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대형 옥외광고까지 차단하기는 어렵다.
핵심은 옥외광고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지도 매체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 데이터로 특정 기업과 직군의 이동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실제 미디어 위치와 결합하면, 옥외광고 역시 정교한 ABM 전략의 한 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티치 캠페인 사례는 B2B 옥외광고가 단순한 브랜드 인지도를 넘어, 디지털 광고가 도달하기 어려운 특정 고객군을 현실 공간에서 공략하는 전략적 미디어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