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광고에 7만 달러를 써보니…익스텐드 (Extend)가 직접 경험한 옥외광고의 가치

AI 스타트업 익스텐드 (Extend)가 뉴욕 지하철 광고에 7만 달러(약 1억 원)를 투입한 뒤 얻은 경험을 공개했다. 쿠샬 비야트날 (Kushal Byatnal) 익스텐드 CEO는 최근 SNS를 통해 뉴욕 지하철 옥외광고 캠페인의 효과와 한계를 정리했다.

익스텐드는 문서를 API로 전환하는 AI 기술 기업이다. 회사는 몇 달 전 뉴욕 지하철 전역에 광고를 집행했다. 캠페인이 시작되자 고객과 잠재 고객, 지인들로부터 광고를 봤다는 메시지가 잇따랐다.

쿠샬 비야트날 (Kushal Byatnal)

비야트날 CEO는 샌프란시스코의 옥외광고 시장이 이미 AI 스타트업 광고로 포화된 반면, 당시 뉴욕에서는 아직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뉴욕 지하철을 선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주목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가 꼽은 첫 번째 장점은 높은 반복 노출 효과다. 매일 같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통근자는 몇 주 동안 동일한 광고를 반복해서 접한다. 특히 역과 역 사이에서는 휴대전화 이용이 제한되는 구간도 있어 차량 내부 광고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물 가능성이 높다. 비야트날은 다른 광고 매체에서 이 정도의 반복 노출 환경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는 특정 노선에 집중하는 것보다 지하철 네트워크 전반을 활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점이다.

당초 익스텐드는 뉴욕의 엔지니어들이 출근길에 많이 이용하는 L 노선에 광고를 집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별 노선이 아닌 지하철 시스템 단위로 광고를 구매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 제약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F 노선에서는 잠재 고객이, 6호선에서는 지인이, Q 노선에서는 기존 고객이 광고를 발견해 사진을 보내왔다. 특정 노선에 집중하기보다 도시 전역에 광고를 배치하면서 다양한 지역과 통근 동선에서 폭넓은 도달 효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는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이다. 익스텐드는 의도적으로 복잡한 아이디어보다 자사의 서비스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선택했다.

지하철 차량에서 소비자가 접하는 광고 면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소비자에게 메시지의 의미를 해석하도록 요구하는 광고보다 제품과 서비스를 즉시 이해할 수 있는 광고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차량 전체를 활용할 수 있다면 접근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비야트날은 스트리트이지 (StreetEasy)와 백마켓 (Back Market)처럼 여러 광고가 서로 연결돼 하나의 주제와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이 소비자의 기억에 강하게 남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네 번째는 옥외광고의 고질적인 과제인 성과 측정이다. 익스텐드는 지하철 광고를 통해 명확한 고객획득비용(CAC)을 산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도 직접적인 수치화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형태의 효과는 분명했다. 광고를 본 사람들이 직접 메시지를 보내왔고, 상당수 영업 미팅에서 잠재 고객들이 지하철 광고를 언급했다. 캠페인이 끝난 지 몇 달 뒤에도 광고를 봤다고 이야기하는 고객이 있었다. 단기 전환보다 브랜드 인지도와 기억 효과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난 셈이다.

마지막으로 비야트날은 시장 진입 시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익스텐드가 캠페인을 예약할 당시만 해도 AI 기업이 뉴욕 지하철 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데빈 (Devin)이 지하철 차량 전체 광고를 집행하고 있으며, 젠스파크 (Genspark)와 딜 (Deel) 등 기술 기업들의 광고도 뉴욕 지하철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야트날은 “해볼 가치가 있는 실험은 아직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새로운 광고 채널이나 시장을 다른 기업보다 먼저 시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익스텐드의 사례는 지하철 옥외광고의 가치를 단순한 노출량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상적인 통근 동선에서 발생하는 반복 노출과 도시 전역의 도달률, 브랜드 기억 효과가 결합될 경우 디지털 광고의 클릭이나 전환 지표만으로는 측정하기 어려운 브랜드 자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쿠샬 비야트날 (Kushal Byat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