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옥외광고 금융시장 변화…빌보드 운영사 성장자금 조달 영역 넓어진다

베르데 아웃도어 캐피털 (Verde Outdoor Capital·VOC)이 빌보드 운영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웹사이트를 전면 개편했다. 단순한 빌보드 인수·개발 금융을 넘어 빌보드가 설치된 부지와 관련 권리까지 금융 대상으로 확대하면서 미국 옥외광고 업계에 특화된 전문 금융회사로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 본사를 둔 베르데 아웃도어 캐피털은 빌보드 운영사를 대상으로 2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 이상 규모의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금융 대상은 빌보드 사업 인수, 기존 대출의 리파이낸싱, 자본구조 재편, 신규 매체 개발과 사업 확장, 기존 정적 빌보드의 디지털 전환 등이다.

이번 개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금융 대상이 빌보드 매체 자체에서 관련 부동산 권리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회사는 이즈먼트(easement)를 비롯해 빌보드 부지와 사이트 통제권(site control)에 관련된 부동산 금융을 새롭게 강화하고 있다.

이즈먼트는 부동산 소유권 전체를 매입하지 않고도 특정 목적을 위해 해당 토지를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확보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미국 빌보드 사업에서는 광고판이 설치된 토지의 장기 사용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매체의 자산가치와 사업 지속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빌보드 운영사 입장에서는 광고판 자체뿐 아니라 이를 지탱하는 토지 사용권과 계약 구조도 중요한 금융 자산이 될 수 있다.

리카드 스트롬 (Rickard Strom) 베르데 아웃도어 캐피털 사장은 회사 설립 이후 사업 규모가 크게 성장했지만 핵심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빌보드 운영사들이 성장 기회를 활용하고 보다 탄탄한 사업 기반을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 사업 확대를 통해 빌보드 성장에 필요한 자금뿐 아니라 광고 자산의 기반이 되는 부동산 권리에 대해서도 금융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획일적인 대출 상품보다는 개별 운영사의 사업 구조와 성장 단계에 맞춘 금융 구조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이러한 사업 확장을 반영해 새롭게 바뀌었다. 새로운 디자인에는 빌보드 제작에 사용되는 철강을 연상시키는 플래티넘 계열 요소가 적용됐으며, 위쪽으로 향하는 녹색 도로 형태의 심벌은 금융 지원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성장을 표현했다.

웹사이트도 금융 상품과 자금 조달 과정을 운영사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했다. 인수금융부터 디지털 전환, 신규 개발, 부동산 권리 확보까지 필요한 자금의 종류와 금융 절차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변화는 미국 옥외광고 산업에서 빌보드가 단순한 광고 시설을 넘어 장기간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인프라 자산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특히 디지털 옥외광고(DOOH) 전환에는 LED 디스플레이와 전력·통신 설비 등 상당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고, 신규 매체 개발이나 경쟁사 인수에도 대규모 자본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않은 중견·독립 빌보드 운영사에게 전문 금융회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매체를 매각하지 않고도 기존 자산을 기반으로 성장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디지털 전환이나 신규 부지 확보 등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르데 아웃도어 캐피털은 옥외광고 금융 경험과 유연한 금융 구조, 의사결정권자와의 직접적인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금융 영역 확대는 미국 옥외광고 업계에서 빌보드의 가치가 광고 매출뿐 아니라 부지 사용권과 사이트 통제권을 포함한 ‘광고 부동산 자산’의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