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OOH 퓨처 포럼, 인공지능 시대에 옥외광고가 '신뢰의 중심축'으로 부상 발표

미국옥외광고협회

미국옥외광고협회(OAAA)와 미국광고협회(4As)가 공동 주최한 ‘OOH 퓨처 포럼’이 기술·창의성·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급변하는 옥외광고의 미래를 짚어내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브랜드 마케터, 광고대행사 임원, 미디어 기술 기업들이 대거 참석해 신뢰, 데이터, 협업을 축으로 진화하는 OOH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행사에서 제시된 여섯 가지 핵심 메시지는 옥외광고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가장 먼저 강조된 화두는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부각되는 ‘신뢰의 매체’로서 옥외광고의 존재감이었다. 오므니콤 PR 그룹(Omnicom PR Group)의 최고혁신책임자 에린 라누티(Erin Lanuti)는 “오늘날 옥외광고는 브랜드가 진정성과 신뢰를 증명할 수 있는 진짜 무대”라며 “AI가 정보 접근 방식을 바꾸는 만큼, 현실 세계의 존재 증명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와 검색 기반 AI가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정보를 재구성하면서, 73%의 소비자가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겠다’고 답할 정도로 정보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옥외광고는 알고리즘과 무관하게 현실에서 직접 마주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브랜드의 신뢰도를 강화하는 매체로 부상하고 있다.

현실 공간에서의 ‘존재감’은 또 다른 차별화 요소로 거론됐다. 디지털 경험이 과잉 공급되는 시대일수록 실제 공간에서 만나는 옥외광고가 브랜드의 실체감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경기장 주변의 대형 전광판, 공항·철도역의 디지털 사이니지, 도심 한복판의 체험형 설치물 등은 화면 속 광고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감정적 반응을 유도한다. 동시에 최신 프라이버시 보호형 측정 기술이 도입되면서 실세계 노출과 실제 행동 변화를 연결하는 성과 측정도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한 세션에서는 “미디어 판매의 신뢰 기반은 결국 측정이며, 이는 거래의 책임성과 가치를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OOH의 전략적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마인드셰어(Mindshare) 클라이언트 프레지던트 리투 트리베디(Ritu Trivedi)는 “파편화된 환경에서 옥외광고는 모든 마케팅 활동을 하나로 묶는 시각적 중심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알고리즘이 광고 노출을 좌우하는 환경에서, OOH는 브랜드 경험의 공통분모를 형성하며 디지털·소셜·경험형 캠페인을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연결하는 매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옥외광고가 보조 수단이 아닌 ‘핵심 채널’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창의성과 데이터가 결합된 ‘동적(Dynamic) OOH’의 부상도 주목받았다.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날씨·스포츠 점수·소셜 트렌드에 따라 콘텐츠가 자동 업데이트되거나, 지역별 맞춤 메시지가 즉각 반영되는 OOH는 더 이상 정적 매체가 아니다. 자동화·프로그램매틱 기술을 활용하면 캠페인을 몇 시간 만에 집행·조정할 수 있어 브랜드가 문화의 속도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라누티는 “이제 옥외광고는 몇 분 만에 운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인지도 강화에서 퍼포먼스까지 전(全) 퍼널 역할을 수행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미래 경쟁력의 또 다른 축은 ‘경험(Experiential)’이었다. 체이스(Chase) 사파이어(Sapphire)의 토리 말린(Tory Marlin)은 “오늘날 경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체이스의 시포트(Seaport) 애크티베이션은 도시의 공공 공간을 멤버십 경험 공간으로 확장하며 현장·소셜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사례로 소개됐다.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의 대형 점령형 캠페인도 OOH가 감정·커뮤니티·문화가 만나는 지점을 확대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진보해도 사람 간 연결을 매개하는 ‘현실 세계 경험’이 OOH의 핵심 자산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마지막 화두는 ‘개방(Open Ecosystem)’이었다. 호라이즌 미디어(Horizon Media) 사장 밥 로드(Bob Lord)는 “기술도 있고 데이터도 있지만, 혁신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개방성”이라고 강조했다. 파트너 간 기술을 공유하고, 측정 기준을 표준화하며, 시스템 간 중복을 제거해야 업계 전체가 더 빠르게 혁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방형 생태계는 계획·측정·거래 전 과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옥외광고의 성과를 일관되게 증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번 포럼은 옥외광고 산업이 ‘더 빠르고, 더 똑똑하며, 더 연결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실세계 영향력, 데이터로 강화된 창의성, 공급망 전체의 협업이 결합해 OOH는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앞으로의 옥외광고는 기술 혁신 위에 구축된 신뢰, 데이터로 강화된 창의성, 그리고 인간 중심의 경험이 결합해 문화의 속도에 맞춰 움직이는 매체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