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실차르 옥외광고 사고가 업계에 던진 경고... '안전'이 곧 신뢰다

뭄바이 빌보드 붕괴사고로 본 인도 옥외광고 업계의 문제점
이 사건을 단순히 자연 현상으로 치부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하는 것입니다. ”부러져 가는 나뭇가지에 앉은 까마귀”라는 인도 속담이 이 상황에 적절합니다. 폭풍은 원인이 아니라 마지막 트리거에 불과했습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옥외광고판 붕괴로 차량 파손, 다행히 인명피해 없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칼얀에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 사하자난드 초크에서 대형 광고판이 오토바이와 승용차 위로 무너져 내렸다. 이번 사고는 평소 혼잡한 시간대인 오전 10시 30분경 발생했으며, CCTV에 포착되었다.


최근 인도 아삼주 실차르(Silchar)에서 발생한 대형 옥외광고 구조물 붕괴 사고가 업계 전반에 뼈아픈 경고를 던졌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현장 관리 부실이 아니라, 인도 옥외광고 산업 전반에 만연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눈에 보이는 ‘노출 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과 ‘신뢰’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운 것이다.

현재 인도 옥외광고 시장은 규모 확대와 함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체 선택이 여전히 ‘시인성’과 ‘교통량’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붕괴 사고는 그러한 접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광고판이 무너진 것은 철제 구조물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신뢰 기반이었다.

전문가들은 이제 광고주와 대행사가 매체 선정 과정에서 반드시 요구해야 할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구조 안전성이다. 최근 발급된 구조안전 인증서와 풍속 저항 설계 기준 준수 여부, 그리고 현장 실사 사진 등은 계약 이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서류다. 또한 유지보수 기록—마지막 점검일, 보수 방식, 시공 업체, 폭우나 태풍 이후의 보수 로그—역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이런 정보가 누락됐다면 이미 경고 신호다.

법적 정당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인도 전역에는 허가 범위를 초과하거나 불법 확장된 옥외광고물이 여전히 많다. 시 당국의 허가서, 토지 소유권 및 임대 계약서, 구조물 크기 승인 내역 등이 명확히 확보되지 않으면 브랜드는 자칫 불법 구조물과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 특히 SNS와 온라인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는 오늘날, 한 건의 붕괴 사고가 수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다.

입지 또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교차로나 급커브, 학교·병원 인근, 교통사고 다발 구간 등은 원칙적으로 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GIS(지리정보시스템) 기반의 리스크 매핑 기술이 발전해, 가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과학적 매체 계획이 가능해졌다.

책임의 명문화도 필수다. 계약서에 기상 특보 발령 시 광고판 임시 철거 조항, 보험 및 손해배상 범위, 긴급 감사 접근권 등의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인명 피해를 막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 신뢰를 지키는 기본 장치이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고판이 무너질 때 떨어지는 것은 쇠파이프가 아니라 브랜드 신뢰”라고 말했다.

인도의 옥외광고 산업이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기반 운영으로 진화하는 지금, ‘안전 관리’와 ‘법적 투명성’ 또한 현대화돼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매체 운영사, 광고주 모두가 엔지니어링·법규·윤리 기준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제2의 실차르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오늘은 LIC(인도생명보험공사)가 조롱의 대상이 됐지만, 내일은 어느 브랜드라도 예외가 아니다. 선택지는 분명하다. ‘안전한 매체를 선택하라’, 아니면 ‘선택하지 말라’. 시선을 얻기 위한 경쟁에서, 이제는 안전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설득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