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무엇이든 만들어주는 시대, 그래도 생각의 시작에는 '펜'이 있었다…파커의 인상적인 옥외광고

파커 (Parker)가 생성형 AI 시대의 창의성과 인간의 아이디어를 주제로 한 광고 크리에이티브로 주목받고 있다. 펜이라는 전통적인 필기구를 AI와 연결해 ‘창작의 출발점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광고 화면에는 대형 볼펜 이미지를 중심으로 실제 손으로 메모하고 낙서한 듯한 크리에이티브를 담았다. 광고판에는 아이디어 스케치와 쇼핑 목록, 간단한 그림과 메모를 자유롭게 배치하고 중앙에 “WRITING AND TYPING ARE NOT THE SAME(글쓰기와 타이핑은 같지 않다)”이라는 메시지를 크게 내세웠다. 디지털 기기의 타이핑과 달리 펜으로 직접 쓰고 그리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각과 감정, 창의성을 강조한 크리이에디브다.

또 다른 파커 광고는 컴퓨터 키보드 위에 펜을 배치하고 “Some ideas deserve to stay.”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빠르게 생성되고 소비되는 디지털 콘텐츠 속에서도 기록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는 오래 남는다는 의미를 담았다. 키보드와 펜을 한 화면에 배치해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기록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AI 서비스의 프롬프트 입력창을 연상시키는 광고도 눈길을 끈다. 화면에는 “What should I create today?”라는 질문이 표시되고, 입력창 오른쪽에는 파커 펜이 자리한다. 하단의 “Start typing”이라는 문구는 오늘날 창작이 키보드와 프롬프트에서 시작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이전에 존재하는 인간의 생각을 강조한다.

미로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에서는 파커 펜이 복잡한 길을 뚫고 새로운 출구를 만들어내는 모습과 함께 “THERE’S ALWAYS ANOTHER WAY.”라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정해진 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이 창의성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커 캠페인의 특징은 제품 성능이나 필기감을 직접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펜을 ‘생각을 기록하는 도구’에서 한 단계 확장해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상징’으로 표현했다. 제품보다 생각과 창작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특히 생성형 AI가 광고 산업의 제작 과정에 빠르게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크리에이티브는 “AI가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보다 “AI에게 무엇을 만들도록 요청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짧은 시간 안에 메시지를 이해해야 하는 매체 특성을 고려해 긴 설명을 배제하고 강력한 한 문장과 하나의 제품 이미지로 메시지를 완성했다. AI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야기하면서도 가장 전통적인 창작 도구인 펜을 중심에 놓았다는 점이 이번 파커 캠페인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