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끝난 화면에 외부 광고…맥도날드 본사, 매장 미디어 수익화 시험대
맥도날드 (McDonald’s)가 햄버거를 주문하는 드라이브스루 디지털 화면을 외부 브랜드의 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실험에 나섰다. 미국 직영 매장 약 450곳에서 시작된 이번 시범사업은 주문 과정에서 이미 설치된 디지털 화면을 광고 인벤토리로 전환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맥도날드는 2026년 8월 미국 직영 매장 약 450곳에서 ‘맥도날드 미디어 네트워크 (McDonald’s Media Network)’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9월 23일 열린 ‘2026 투자자의 날 (2026 Investor Day)’에서 이를 새로운 성장 사업 가운데 하나로 공식 소개했다.
광고는 드라이브스루에서 메뉴와 가격을 보여주던 디지털 주문 화면에 노출된다. 투자자의 날 발표에서는 자동차보험사 가이코 (GEICO)의 광고가 드라이브스루 디지털 메뉴보드에 표시된 사례도 공개됐다.
현재 광고는 고객이 주문을 마친 뒤 화면에 노출되는 방식이다. 메뉴를 선택하는 과정에 광고를 삽입하지 않고 주문 완료 후 음식 수령을 기다리는 시간에 기존 화면을 광고 지면으로 활용한다. 맥도날드는 이 방식을 통해 매장 운영 부담과 고객 경험 저하를 최소화하면서 광고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검토하는 미디어 자산은 드라이브스루 화면에 그치지 않는다. 모건 플래틀리 (Morgan Flatley) 맥도날드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 겸 신사업 총괄은 모바일 앱과 셀프 주문 키오스크, 디지털 메뉴보드, 매장 내 고객 접점도 미디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제시했다.
다만 현재 외부 브랜드 광고가 실제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지면은 미국 직영 매장의 드라이브스루 디지털 주문 화면이다. 모바일 앱과 키오스크, 매장 내 다른 디지털 화면이 외부 광고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맥도날드가 이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커머스 미디어가 있다. 플래틀리는 미국 커머스 미디어 시장이 2028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맥도날드 미디어 네트워크를 장기적으로 10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수치는 현재 광고 매출이 아니라 맥도날드가 제시한 장기 사업 목표다.
아마존 (Amazon)과 월마트 (Walmart) 등 대형 유통기업은 자체 고객 데이터와 온라인·오프라인 접점을 광고 사업에 활용하며 리테일 미디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매장 방문과 주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 접점을 광고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디지털 메뉴보드는 옥외광고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접점이다. 소비자는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화면을 바라보고 주문을 완료한 직후 광고에 노출된다. 일반적인 옥외광고보다 구매 행동과 가까운 장소에서 광고가 노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리테일 미디어가 온라인 쇼핑과 구매 데이터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맥도날드의 시도는 오프라인 매장과 드라이브스루의 디지털 화면까지 커머스 미디어 영역에 포함시키는 사례다.
다만 현 단계의 사업을 프로그래매틱 디지털 옥외광고(DOOH) 네트워크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맥도날드가 공개한 것은 외부 브랜드 광고를 자사 디지털 화면에 노출하는 미디어 네트워크 시범사업이다.
광고주나 대행사가 외부 플랫폼을 통해 매장과 지역, 시간대, 화면 유형 등을 선택하고 광고를 자동 구매하는 프로그래매틱 거래 구조가 도입됐다는 사실은 현재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프로그래매틱 DOOH로 전환하려면 광고 인벤토리의 표준화와 자동 거래 시스템이 필요하다. 실제 광고 송출 여부를 확인하는 검증 체계와 노출량, 도달률, 빈도,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
매장별 위치와 시간대, 고객 행동 데이터가 광고 구매 시스템과 연결될 경우 맥도날드의 미디어 네트워크는 리테일 미디어와 DOOH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광고 사업으로 확장된다. 다만 현재는 이러한 자동화 거래 구조가 공개되지 않았다.
사업 확대의 핵심 변수는 가맹점 참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맥도날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전 세계 매장은 4만6,028곳이며, 이 가운데 4만4,016곳이 가맹·라이선스 형태로 운영된다. 직영점은 2,012곳이다.
전체 매장의 약 95%가 가맹 형태인 만큼 현재 직영점 중심의 시험을 전체 매장으로 확대하려면 본사와 가맹점 간 사업 구조가 먼저 정리돼야 한다. 광고 수익 배분, 화면 운영 책임, 광고 인벤토리 관리 기준 등이 주요 협의 대상이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4만6,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하루 7,0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70개 로열티 시장에서 최근 90일 기준 활성 로열티 회원 약 2억2,0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의 핵심은 이미 운영 중인 디지털 주문 화면을 광고 인벤토리로 전환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있다. 별도의 광고 스크린을 설치하지 않고 메뉴와 주문에 사용하던 화면의 유휴 시간을 광고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리테일 미디어와 디지털 옥외광고 업계 모두가 주목할 만한 사례다.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광고 효과 측정 기준과 가맹점 참여 모델, 광고 거래 시스템이 구체화돼야 한다. 외부 광고 플랫폼을 통한 자동 구매까지 도입되면 맥도날드의 드라이브스루 미디어는 프로그래매틱 DOOH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현재 맥도날드는 미국 직영 매장 약 450곳에서 외부 브랜드 광고의 수익성과 운영 방식을 검증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의 결과가 향후 매장 기반 미디어 네트워크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