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종료 후 도심에서 사라지는 옥외광고, 사진으로 브랜드의 기억이 되다
워너브러더스 엔터테인먼트 (Warner Bros. Entertainment)가 영화 ‘슈퍼걸(Supergirl)’ 홍보를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에서 옥외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번 캠페인은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상업·관광 거리인 그란 비아(Gran Vía)에 위치한 시네 카피톨 (Cine Capitol)의 대형 디지털 스크린과 마드리드 시내를 운행하는 EMT 마드리드 (EMT Madrid) 버스 광고를 동시에 활용했다.
사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서로 다른 두 옥외광고 매체를 한 장의 사진에 담은 캠페인 기록이다. 시네 카피톨 건물 전면의 디지털 스크린에 ‘슈퍼걸’ 광고가 노출되는 순간, 같은 캠페인의 광고를 부착한 버스가 건물 앞을 지나간다. 여기에 해질 무렵 그란 비아의 거리 풍경까지 더해지면서 두 매체가 하나의 도시 공간에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장면을 촬영한 사람은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겸 영상 제작자 가바르디노 포토 (Gabardino Foto)다. 그는 옥외광고(OOH)를 비롯해 공연과 특수 프로모션 현장 촬영을 전문으로 하며, 드론 촬영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도 하고 있다.
가바르디노 포토는 워너브러더스의 의뢰를 받아 시네 카피톨의 디지털 스크린과 EMT 마드리드 버스에 집행된 ‘슈퍼걸’ 캠페인을 촬영했다. 각각의 매체를 따로 촬영해 납품할 수도 있었지만, 그가 원했던 장면은 두 매체가 한 프레임 안에서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를 위해 광고가 부착된 버스가 시네 카피톨 앞으로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고, 버스와 디지털 스크린, 그란 비아의 거리와 석양이 동시에 들어오는 순간을 포착했다. 단순한 광고 집행 인증 사진이 아니라 캠페인이 실제 도시 공간에서 어떻게 소비자와 만나는지를 한 장의 이미지로 기록한 셈이다.
가바르디노 포토는 옥외광고에서 사진은 단순한 기록 절차가 아니라 캠페인이 거리에서 사라진 뒤에도 남는 ‘증거이자 포트폴리오이며 기억’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가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뿐 아니라 이를 어떻게 기록하고 보존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옥외광고는 설치 장소와 주변 건축물, 거리의 사람과 차량, 시간대에 따라 광고가 전달하는 인상이 달라진다. 특히 디지털 옥외광고(DOOH)와 버스 광고처럼 서로 다른 매체를 함께 집행하는 경우 개별 매체의 사진만으로는 전체 캠페인의 공간적 연결성을 보여주기 어렵다.
이번 ‘슈퍼걸’ 사례는 캠페인 촬영 역시 옥외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연장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현장 사진 한 장은 광고가 철거되고 캠페인이 종료된 이후에도 브랜드와 옥외광고 회사, 광고대행사가 활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콘텐츠 자산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