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광고 앞에 아이가 있다면…AI가 옥외광고 주위 고객을 분석한다.

호주 시드니 본다이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가족 앞에 주류 광고가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노출됐다. 온라인 광고에서는 어린이 보호 설정과 콘텐츠 필터링이 일반화됐지만, 디지털 옥외광고(DOOH)는 화면 앞에 누가 있는지 고려하지 않은 채 같은 광고를 송출한다는 점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이었다.

광고기술 기업 네만타 (Nemanta)는 이 같은 상황을 계기로 컴퓨터 비전을 활용해 디지털 옥외광고의 타기팅과 광고 노출 관리 방식을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색광고와 소셜미디어처럼 주변 상황에 따라 보다 적절한 광고를 실시간으로 노출하는 것이 목표다.

네만타가 강조하는 핵심은 얼굴을 인식하거나 개인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는 ‘페이스 프리(face-free)’ 컴퓨터 비전이다.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는 대신 객체 탐지(Object Detection) 기술을 활용해 화면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어린이 등 보호가 필요한 이용자가 있을 경우 주류와 같은 연령 제한 광고의 노출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단순히 특정 광고를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재 주류 등 규제 대상 광고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노출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특정 장소나 매체에서 광고 집행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네만타는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 광고가 적절한 시간과 환경에서만 송출되도록 관리할 수 있어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과 매체 운영 효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규제 대상 광고를 보다 책임 있게 운영할 수 있고, 소비자는 자신이 처한 환경과 관련성이 높은 광고를 접할 수 있다. 옥외광고 매체사는 동일한 디지털 스크린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광고 인벤토리의 활용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컴퓨터 비전을 활용한 실시간 광고 타기팅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처리 방식, 연령대를 어느 수준까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지, 각 국가의 옥외광고 및 주류광고 규제를 어떻게 충족할 것인지 등이 실제 상용화 과정에서 검토돼야 한다. 네만타 역시 현재 사업 초기 단계라고 밝히며 옥외광고 매체사와 광고대행사, 브랜드를 대상으로 기술 적용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