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도시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물들이는 옥외광고 캠페인 사례들...

글로벌 옥외광고 기업 제이씨데코(JCDecaux)는 수십 년에 걸쳐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광장을 무대로 바꿔 왔다. 연말을 맞아 공개된 크리스마스 캠페인 아카이브는 옥외광고가 어떻게 해마다 실제 공간 속에서 연말의 감성을 새롭게 해석해 왔는지를 보여주며, 옥외광고가 단순한 홍보물이나 연출을 넘어, 서로 다른 도시와 문화권에서 크리스마스가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현됐는지를 담고 있다.

제이씨데코(JCDecaux)

첫 번째 사례는 대형 투명 돔 형태의 설치물이다. 실내 공공 공간에 설치된 이 구조물은 거대한 스노우볼을 연상시키며, 넷플릭스 시리즈 ‘라 팔마(La Palma)’를 홍보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인공 눈과 야자수, 드라마틱한 조명이 어우러져 겨울과 휴양지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전달한다.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배치된 이 설치물은 익숙한 연말 상징을 통해 시선을 끌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로 관람객을 멈춰 세운다. 연말 시즌, 사람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콘텐츠에 몰입하는 순간을 노린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의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제이씨데코(JCDecaux)

두 번째는 호주에서 진행된 아마존의 크리스마스 버스 셸터 캠페인이다. 대기 공간은 나무 질감과 선물 상자로 꾸며져, 일상의 교통 시설이 아닌 작은 연말 오두막처럼 보인다. 내부에는 따뜻한 조명과 시즌 비주얼이 더해져, 짧은 대기 시간마저도 크리스마스 경험으로 전환한다. 이는 버스 셸터와 같은 기능 중심의 옥외 매체가 연말에는 브랜드 메시지와 결합해 감성적 공간으로 재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이씨데코(JCDecaux)

세 번째는 코카콜라의 전통적인 원통형 옥외광고 컬럼이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붉은 색상과 눈 내리는 그래픽, 병 디자인이 어우러져 강한 향수를 자극한다. 어두운 겨울 거리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이 컬럼은 대형 연출 없이도 크리스마스와 코카콜라의 오랜 연관성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킨다.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세대 간 공유되는 연말 이미지를 강화한 전형적인 사례다.

제이씨데코(JCDecaux)

네 번째는 이탈리아 중고 거래 플랫폼 수비토(Subito)의 설치물로,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빨간 크리스마스 스웨터가 등장한다. 실제 니트 의상을 확대해 놓은 듯한 이 오브제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자연스러운 사진 촬영을 유도한다. 유머를 결합한 옥외광고 캠페인은 물리적 공간에서의 경험이 어떻게 소셜 미디어 확산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이씨데코(JCDecaux)

마지막은 스카이 라디오의 ‘크리스마스 스테이션’ 트램이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인물이 트램 앞에서 시민들을 맞이하고, 차량 전체는 크리스마스 테마로 래핑돼 있다. 정적인 매체와 달리 이동형 교통수단을 활용한 이 캠페인은 출퇴근길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연말 분위기를 직접 끌어들인다. 음악과 이동, 계절적 감성이 결합된 교통 광고의 상징적 장면이다.

이들 사례는 공통적으로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옥외광고는 도시의 리듬을 존중하면서도 따뜻함과 놀라움, 감정을 더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낸다는 점이다. 대형 체험형 설치물부터 절제된 브랜드 연출까지, 제이씨데코의 아카이브는 옥외광고가 해마다 어떻게 도시의 연말 풍경을 밝히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아 왔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