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면세그룹(CDFG), 정교한 고객 세분화와 디지털 혁신으로 글로벌 성장 가속화
세계 최대 면세점 운영사인 중국면세그룹(China Duty Free Group·CDFG)이 팬데믹 이후 회복 국면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핵심은 고객 세분화, 디지털 전환, 그리고 글로벌 확장이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 82.5%, 회원 1억 명을 넘어선 CDFG는 급변하는 중국 럭셔리 소비 시장 속에서 여전히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여행 수요가 2023년 들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면서 중국 면세시장은 글로벌 성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특히 하이난섬의 면세 정책 최적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즉시 환급(Buy and Refund Now)’ 제도 도입 등 정부 지원책이 시장 회복을 뒷받침했다. 2023년 중국 입국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28.5% 증가했고, 소비액은 42.6% 급증해 125억 달러에 달했다.
CDFG의 경쟁력은 다층적 유통망과 글로벌 브랜드 협력에서 비롯된다. 1,000여 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 협력해 30만 종 이상의 제품을 취급하며, ‘진품 보장’과 ‘가격 경쟁력’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2023년 상반기 기준 CDFG의 공식 회원 수는 5,000만 명을 돌파했다.
소비자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CDFG는 고객의 연령, 지역, 소비 성향 등을 기반으로 아홉 가지 핵심 소비자 유형을 도출했다. 분석 결과, 여성 회원 비중은 66%로 압도적이지만 고가 럭셔리 구매에서는 남성 비중이 높았고, 46세 이상 중장년층이 가장 높은 소비력을 보였다. 주요 세그먼트는 ▲도시 여성 중심의 ‘셀프케어형(31~45세)’ ▲연간 5만~50만 위안을 소비하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형(36~55세)’ ▲품질을 중시하는 중소도시 기반 ‘성장형 소비자층’으로 구분된다.
카테고리별로는 향수·화장품이 여전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와인·주류 부문이 2023년 40.8% 성장하며 돋보였다. 특히 위스키가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고가 럭셔리 제품(50만 위안 이상)은 매출 비중이 두 배로 늘었으며,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을 결합한 ‘궈차오(國潮·China Chic)’ 브랜드가 급부상했다. DJI, 아이플라이텍(iFLYTEK) 같은 기술 브랜드부터 자수·차 등 문화상품까지 CDFG는 국내외 여행객을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CDFG는 단순한 면세 유통업체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한 7대 전략을 추진 중이며, ‘퍼널-플라이휠(Funnel-Flywheel)’ 모델을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온라인 주문+공항 픽업’ 이용 고객의 재구매율은 오프라인 고객 대비 2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또한 AI 기반 데이터 분석, 맞춤형 타깃팅, 다국어 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 CDFG는 하이난 내 입지를 강화하고, 항만 및 도심 면세점 네트워크를 확충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직한 경영, 최고의 서비스’라는 철학 아래, 데이터 중심의 정밀 마케팅과 문화적 혁신을 결합해 글로벌 트래블 리테일 산업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