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OOH 측정기관 지오패스, 3년 연속 적자…존속 여부 위기감 팽배
옥외광고 전문 매거진 빌보드인사이드(Billboard Insider)에 따르면 미국 옥외광고(Out-of-Home, OOH) 산업의 공식 측정 기구인 지오패스(Geopath)의 재무 상황이 심각한 압박 국면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오패스는 미국 OOH 산업에 도달률과 노출 데이터를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지오패스는 최근 공개한 2024년 재무제표에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 순손실은 100만 달러로, 2023년 160만 달러 손실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빌보드인사이드는 2024년 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모션웍스(Motionworks) 데이터 계약에 따른 높은 비용을 지목했으나, 지오패스가 해당 비용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도 우려가 크다. 지오패스의 매출채권은 2023년 99만3천 달러에서 2024년 6만3천 달러로 급감했는데, 이 중 절반은 대손상각에 따른 감소였다. 2024년 대손비용은 매출의 4%에 달했으며, 이는 일반적인 포춘 1000대 기업 평균인 1.5% 이하와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회원사들이 회비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거나, 재무 관리가 부실하거나, 혹은 그 두 가지 모두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빌보드인사이드는 분석했다.
2024년 말 기준 지오패스의 현금 보유액은 약 200만 달러였으나, 총 부채는 6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미지급금은 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미 수령한 회비에 대해 향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이연수익은 190만 달러로, 현금 보유액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여기에 임대차 계약을 중심으로 한 기타 부채가 110만 달러 추가로 존재했다.
빌보드인사이드는 2025년에도 지오패스의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오패스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2025년 실적은 2026년 11월이 돼서야 공개될 예정이다. 지오패스는 2025년 회원 회비를 2% 인상했으며, 이는 약 30만 달러 수준의 손실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손익분기점 도달을 위해서는 대폭적인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빌보드인사이드가 지오패스의 임시 최고경영자 롭 피터슨(Rob Peterson)에게 2025년 손익분기점 달성 가능성을 묻자, 그는 “지오패스는 지난 12~14개월 동안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며, 2024년에 발생한 대규모 손실을 넘어설 수 있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빌보드인사이드는 지오패스의 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며, 부채가 자산을 크게 초과하는 구조에서는 향후 파산이나 청산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옥외광고협회(OAAA)와 지오패스가 공동으로 미디어평가위원회(MRC) 인증을 받은 OOH 측정 서비스를 위한 다섯 건의 RFP를 발행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빌보드인사이드는 RFP 선정이 마무리될 경우, 독립적인 지오패스 조직의 필요성은 크게 줄어들 것이며, OOH 측정 기능은 제3의 전문 사업자가 수행하고 이를 OAAA가 감독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옥외광고 단체들도 이미 이와 같은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빌보드인사이드는 “옥외광고 효과 측정은 관련 산업 협회가 감독하고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지오패스의 향후 존속 여부와 구조 개편이 미국 OOH 산업 전반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