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바드 VPN, 영국 TV 광고 금지를 런던 옥외광고 캠페인으로 전환
스웨덴 VPN 기업 뮬바드 VPN(Mullvad VPN)이 영국에서 자사의 반(反)감시 TV 광고가 금지되자, 이를 계기로 런던 도심을 무대로 한 옥외광고·게릴라 캠페인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방송 규제에 막힌 메시지를 현실 거리로 끌어내며 TV광고 금지 논란을 소비자 출퇴근 길 앞으로 직접 전환한 것이다.
문제의 30초 광고 ‘And Then?’은 감독 요나스 오케를룬드(Jonas Åkerlund)가 연출했으며, 유럽연합(EU)의 ‘채팅 통제(Chat Control)’ 제안과 영국의 온라인 안전 규제 강화 등 국가 감시 확대 흐름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광고는 독일, 스웨덴, 미국에서는 방영됐지만, 영국 방송 광고 사전심의 기관 클리어캐스트(Clearcast)는 표현의 명확성이 부족하고, 폭력 범죄자에 대한 언급이 심각한 불쾌감을 유발하거나 VPN이 범죄를 돕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뮬바드 VPN은 해당 결정을 “카프카적이며 오웰적”이라고 비판하며, 영국에서 사실상 검열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TV 집행이 막히자 뮬바드 VPN은 곧바로 옥외광고 매체로 방향을 틀었다. 당초 런던 지하철에 금지된 광고 영상으로 연결되는 QR코드 포스터를 게시할 계획이었으나, 런던 교통공사 트랜스포트 포 런던(Transport for London, TfL)은 금지된 TV 광고 참여를 유도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영국 국기와 함께 “Banned on British TV(영국 TV에서 금지됨)”라는 문구를 삽입한 후속 크리에이티브 역시 제약을 받았다.
결국 지하철 내 화면은 “And Then?”이라는 한 줄 문구만 남긴 미니멀 카피로 축소됐다. 직접적인 주장 대신 질문 형태의 메시지로 대중 감시와 검열 이슈를 환기하는 전략으로 수정한 것이다. 반면 지상에서는 QR코드를 활용한 옥외광고가 비교적 제약 없이 진행됐으며, 브랜드는 도심 건물 외벽에 광고 영상을 투사하는 프로젝션 방식의 게릴라 액션도 예고했다. 전통 TV를 우회해 도시 공간을 ‘안티 검열’ 퍼포먼스 무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뮬바드 VPN은 과거 자사 블로그를 통해 개인 맞춤형 타기팅 대신 데이터 수집이 필요 없는 전통 옥외광고를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브랜드 정체성과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례는 광고 규제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브랜드가 규제 기관의 ‘불가’ 결정을 어떻게 새로운 스토리텔링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옥외광고가 단순한 매체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와 논쟁을 확산시키는 공론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을 넘어 글로벌 마케팅 업계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