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 미디어 전략의 출발점은 '매체 리스트'가 아니라 '비즈니스 목표 달성'
옥외광고가 브랜드의 미디어 전략에서 선택받으려면 광고주의 사업 목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형 광고판의 주목도나 디지털 기술을 강조하기에 앞서, 브랜드가 해결하려는 과제에 맞춰 매체의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대행사 피에이치디 (PHD)의 비앙카 시델스키 (Bianca Sidelsky) 그룹 전략·혁신 총괄은 최근 팟캐스트 ‘비욘드 더 빌보드 (Beyond the Billboard)’에서 옥외광고의 전략적 가치와 매체사의 과제를 짚었다. 그는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 형성, 다른 매체와의 연계, 장기적인 브랜드 투자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옥외광고 업계에 광고주의 요구에 맞춘 제안과 투명한 정보 제공을 주문했다.
시델스키는 좋은 미디어 전략이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옥외광고를 미리 포함하거나 제외하기보다 사업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길지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광고주의 매체 선호도도 고려해야 하지만, 전략 담당자는 특정 매체에 치우치지 않고 가능한 대안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옥외광고의 차별점으로는 소비자의 일상 공간에 존재한다는 특성을 꼽았다. TV나 라디오는 시청·청취를 위한 행동이 필요하지만, 옥외광고는 운전하거나 걷는 과정에서 접할 수 있다. 소비자가 별도로 콘텐츠를 선택하지 않아도 브랜드와 만날 기회가 생기며, 장소와 상황에 맞게 설계하면 일상 경험에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리려면 옥외광고의 노출 환경에 맞는 광고 제작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델스키는 인쇄광고를 그대로 대형 광고판에 옮기는 방식을 경계했다. 이동 중 짧은 시간에 접하는 광고에 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담으면 핵심 메시지가 흐려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더라도 간결하고 명확한 전달이라는 매체의 기본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매체와의 연계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시장의 방송 매체 영향력에 주목했다. 그는 TV·라디오·옥외광고의 조합이 브랜드의 존재를 알리고 대중의 관심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대형 광고판은 낯선 브랜드를 다시 보게 하고, 브랜드의 규모감과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옥외광고의 역할이 인지도 형성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특정 장소를 방문하는 사람과 방문 상황을 이해하면 보다 구체적인 마케팅 목표에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옥외광고 (DOOH)는 시간대와 다양한 조건에 맞춰 메시지를 조정할 수 있어 장소의 특성과 소비자의 상황을 반영한 집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확산도 주목했다. 사람들이 옥외광고를 촬영하고 공유하면 광고의 영향력은 설치 장소를 넘어선다. 시델스키는 이러한 확산의 출발점이 소비자의 공감에 있다고 봤다. 자신과 관련 있다고 느끼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가 공유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는 단기 매출과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 사이의 균형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시델스키는 기업이 매출 압박을 받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즉각적인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퍼포먼스 광고에 예산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브랜드에 대한 투자가 충분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판매 성과를 얻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산 배분을 이해하려면 기업 내부의 평가 방식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담당자가 매출만으로 평가받는다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보다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실적을 우선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브랜드 광고와 퍼포먼스 광고를 함께 설계하고, 각각이 사업 성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예산 결정권자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고대행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광고주의 요청을 실행하는 수준을 넘어 전문적인 판단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주의 최종 결정을 존중하되, 제안된 방향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그 이유를 설명하고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예산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도록 돕는 파트너라면 집행에 앞서 목표와 방법이 맞는지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옥외광고 투자에 회의적인 최고마케팅책임자 (CMO)를 설득할 때도 출발점은 목표와 우려를 이해하는 데 있다. 옥외광고가 해당 브랜드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과거 집행 경험이 좋지 않았는지 또는 효과 측정에 의문이 있는지 반대 이유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후 상대방이 중시하는 성과에 맞춰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시델스키는 자료의 양보다 관련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치를 중시하는 의사결정자에게는 투자와 성과를 연결하는 자료를, 매장 방문 확대가 목표인 광고주에게는 그에 맞는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 방대한 보고서보다 상대방의 관심사에 맞춰 추린 핵심 근거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옥외광고 매체사를 향해서는 광고주의 요청에 맞춰 제안 범위를 좁히라고 주문했다. 특정 지점 반경 5㎞ 이내의 광고판을 요청받았다면 해당 조건에 맞는 매체를 제시해야 한다. 관련 없는 보유 매체까지 한꺼번에 나열하거나, 요청 취지에 맞지 않는 상품을 억지로 포함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구사항이 불명확할 때는 많은 자료를 보내기보다 짧은 대화로 의도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제안서에는 단순한 도로명이나 위치를 넘어 해당 매체의 지역 내 희소성, 광고주의 목표에 적합한 이유 등 대행사가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안 기한 준수와 정확한 업무 대응도 기본 요건으로 꼽았다.
측정과 인허가 정보의 투명성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시델스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옥외광고 시장의 측정 표준화가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집행 판단에 필요한 정보는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매체의 승인 상태를 숨김없이 알리고, 광고판의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품질과 적합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매체 영업의 설득력이 광고주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브랜드의 목표를 충분히 논의했다면 새로운 매체를 제안할 때도 왜 그 위치와 형식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입 전략 담당자들에게는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질문하는 호기심을 당부하며, 지속적인 학습과 지식 공유가 좋은 전략의 토대라고 말했다.
비욘드 더 빌보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옥외광고 산업을 다루는 팟캐스트다. 옥외광고와 미디어 분야 관계자들의 대화를 통해 광고 전략, 매체 활용, 크리에이티브, 광고주와 매체사의 협업 등을 살펴본다. 이번 회차에서는 옥외광고가 브랜드의 미디어 전략에 포함되는 판단 기준과 현장에서 개선해야 할 제안 방식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