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매틱 DOOH 13억 달러 돌파…그러나 온라인 광고처럼 거래되지는 않는다.
글로벌 프로그래매틱 디지털 옥외광고(pDOOH)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실제 거래 방식은 디스플레이·온라인 동영상 등 일반적인 디지털 광고와 여전히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광고·마케팅 전문매체 스트리트 파이트 (Street Fight)는 세계옥외광고협회 (World Out of Home Organization·WOO)의 ‘글로벌 pDOOH 지출 연구(Global pDOOH Expenditure Study)’를 분석하면서, 프로그래매틱 기술을 통한 옥외광고 구매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DOOH가 아직 일반 디지털 미디어 플랜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WOO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pDOOH 광고비는 13억3,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DOOH 광고비의 7%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40개 이상의 시장을 대상으로 12개 공급자 플랫폼(SSP)이 제공한 비공개 매출 데이터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PricewaterhouseCoopers·PwC)가 독립적으로 취합해 산출했다.
세계 최대 pDOOH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의 2025년 pDOOH 광고비는 5억4,550만 달러에 달했지만, 전체 미국 DOOH 광고비 가운데 프로그래매틱 방식으로 거래된 비중은 15.9%에 머물렀다. 시장 규모 자체는 충분히 커졌지만, 스크린을 프로그래매틱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만으로 DOOH가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와 동일한 거래 구조를 갖게 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프라이빗 마켓플레이스(PMP)의 비중이다. WOO 집계에서 전 세계 pDOOH 광고비의 75.7%, 약 10억 달러 이상이 PMP를 통해 거래됐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익스체인지보다는 미디어 소유자와 특정 광고주·대행사가 조건을 정해 거래하는 방식이 글로벌 pDOOH 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광고 구매에 사용되는 DSP에서도 옥외광고 특화 플랫폼의 영향력이 강하게 나타났다. 글로벌 pDOOH 광고비의 65.5%인 8억7,700만 달러가 옥외광고 전문 DSP를 통해 집행됐고, 여러 디지털 채널을 동시에 구매할 수 있는 옴니채널 DSP 비중은 34.5%였다.
대표적인 전문 플랫폼으로는 브로드사인 (Broadsign), 비스타 미디어 (Vistar Media), 비우 (VIOOH), 페리온의 하이브스택 (Hivestack by Perion) 등이 있다. 이 같은 전문 플랫폼의 높은 비중은 DOOH가 디지털화됐음에도 매체 위치, 스크린 환경, 유동인구, 시간대, 광고 노출과 실제 물리적 관객의 관계 등 옥외광고 고유의 조건을 별도로 다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프라이빗 거래 선호 현상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브로드사인이 자사와 플레이스 익스체인지 (Place Exchange)의 2025년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서는 맞춤형 PMP 거래가 전체 프로그래매틱 옥외광고 광고비의 65.8%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PMP가 중심적인 거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WOO 조사와 유사한 흐름이다.
프로그래매틱으로 연결되는 스크린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비우는 최근 스크린버스 (Screenverse)와 협력해 미국 내 3만8,000개 이상의 스크린에 대한 프로그래매틱 구매 경로를 확대했다. 해당 네트워크는 리테일, 주거시설, 오피스, 교통, 엔터테인먼트, 의료시설 등 다양한 공간을 포함하며 월간 77억 회의 임프레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스크린 공급 확대가 곧바로 pDOOH 광고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WOO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절대 광고비 기준 세계 최대 pDOOH 시장이지만 프로그램매틱 침투율은 15.9%다. 반면 독일은 31.8%, 벨기에는 25.5%, 프랑스는 16.7%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은 미국보다 전체 시장 규모가 작음에도 프로그래매틱이 DOOH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높다. 시장 규모와 프로그램매틱 전환 속도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pDOOH 확대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측정이다.
광고주와 미디어 대행사가 DOOH를 CTV, 디지털 동영상, 디스플레이 광고 등 다른 디지털 채널과 함께 집행하려면 단순한 스크린 접근성뿐 아니라 오디언스 규모, 광고 전달 여부, 캠페인 효과와 비즈니스 성과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WOO 역시 글로벌 옥외광고 시장의 주요 과제로 오디언스 측정과 광고 효과 분석, 애드테크 플랫폼 간 연결성 개선 등을 제시하고 있다. DOOH 측정 방식의 표준화와 최신 데이터 활용, 외부 데이터와의 결합 등이 프로그래매틱 시장 확대를 위해 필요한 기반으로 거론된다.
다만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글로벌 pDOOH 거래에서 옴니채널 DSP가 이미 34.5%를 차지한다는 것은 DOOH가 옥외광고 전문 구매 시스템을 넘어 디지털 광고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미디어 구매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결국 pDOOH 시장의 다음 성장 단계는 프로그래매틱으로 구매 가능한 스크린 수를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광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DOOH를 다른 디지털 채널과 함께 편성하고, 동일한 구매·측정·성과 분석 과정 안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 13억3,900만 달러까지 성장한 pDOOH는 더 이상 실험적인 광고 거래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체 글로벌 DOOH 광고비 가운데 비중이 아직 7%에 불과하다는 점은 프로그램매틱 옥외광고가 본격적인 주류 미디어 구매 방식으로 자리 잡기까지 여전히 성장 여지가 크다는 사실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