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론 보고서, 인플레이션 시대에 브랜드 구축을 위한 옥외광고의 중요성 높아져...
영국 광고 시장에서 브랜드 구축 매체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옥외광고 전문기업 탈론(Talon)이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 ‘Branding in the Age of Inflation: Thinking Outside the Playbook’은 인플레이션과 디지털 포화 상황 속에서 광고비 배분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미디어 분석가 이언 위티커(Ian Whittaker)는 온라인 중심의 현재 지출 구조가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장기적 성장도 저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전체 광고비 가운데 옥외광고(OOH)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에 그친다. 그러나 OOH는 신뢰도와 주목도가 높은 공공 매체로, 디지털 환경에서 희소해진 ‘실제 주의(attention)’를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채널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과거 복잡한 거래 구조나 ROI 검증 한계 등이 장애물이었지만, 시장 통합과 데이터 품질 개선, 디지털 화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연구 보고서는 특히 AI 기반 콘텐츠가 급속도로 늘고 온라인 노이즈가 극단적으로 커지는 현재 환경에서, 공공 공간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OOH는 신뢰성과 가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을 갖췄다고 지적한다. 모바일·커넥티드TV(CTV)·소셜미디어 등과 함께 집행할 경우 메시지 증폭 효과가 더욱 커지며, 단기 캠페인 ROI는 물론 장기적 브랜드 자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또 OOH는 투입된 비용의 약 절반이 버스쉘터, 공공 와이파이, 지역 사회 인프라 확충 등 공공서비스로 환류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도 크다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한편으로 2025년 영국 광고비의 78%가 온라인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되는 현재 구조가 과연 경제적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영국 소비지출은 약 1,760억 파운드 증가했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라는 대형 충격을 겪은 이전 1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급격하게 증가한 디지털 광고비가 기대만큼의 거시경제 성장을 이끌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언 위티커는 최적의 매체 배분 시나리오를 모델링한 결과, 온라인 중심 지출을 일부 재조정해 TV와 OOH 같은 브랜드 구축 매체로 돌릴 경우 광고비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수십억 파운드 규모의 낭비를 줄이고, 약 1,000억 파운드에 가까운 주주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 브랜드 자산 강화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라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압력, AI 기술 확산, 소비자 신뢰 변화, 옴니채널 전략의 필요성 등 구조적 변화를 함께 짚으며, 이러한 환경에서 OOH가 제공하는 ‘공공 매체로서의 신뢰성’과 ‘채널 간 연결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데이터 기반 프로그래매틱 OOH의 성장 역시 측정 가능성과 타기팅 정교화를 높이며 OOH의 풀퍼널 매체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저자는 마케터들이 기존의 디지털 퍼포먼스 중심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의 브랜드 구축 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공공 공간에서 실질적 주의를 확보할 수 있는 OOH가 앞으로의 10년 동안 브랜드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