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지털 옥외광고, 옴니채널 마케팅 핵심 매체로 부상… IAB가 제시한 새로운 성장 전략

미국 디지털 옥외광고(DOOH)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 미디어 플래닝에서 보조적인 광고 채널로 취급받던 디지털 옥외광고가 이제는 옴니채널 마케팅 전략의 핵심 매체로 부상하고 있다. 광고 노출을 중심으로 평가받던 전통적인 옥외광고의 역할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소비자 행동과 구매 성과까지 연결하는 마케팅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IAB)가 2026년 10월 발표한 '미디어 플랜에 디지털 옥외광고를 포함시키는 방법(Getting Digital Out-of-Home on the Media Plan)'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옥외광고는 독립적인 광고 채널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자동화 기술과 상황별 데이터를 활용하는 현대적인 마케팅 매체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실제 생활하는 공간에서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디지털 광고의 정교한 타기팅과 성과 측정 기능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옥외광고협회(Out of Home Advertising Association of America, OAAA)가 발표한 실적도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한다. 2026년 1분기 미국 옥외광고 매출은 21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디지털 옥외광고는 전체 옥외광고 매출의 36%를 차지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는 미국 전체 옥외광고 지출이 2026년 115억 달러에 달하고, 2030년에는 133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시장 확대는 광고주들이 개인용 디지털 기기와 가정 내 스크린에 집중해 온 기존 미디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모바일 광고와 소셜미디어, 커넥티드TV(CTV)는 여전히 중요한 마케팅 채널이지만, 반복적인 광고 메시지와 높은 노출 빈도로 소비자의 주의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디지털 옥외광고는 출퇴근과 여행, 쇼핑 등 소비자의 실제 생활 동선에서 광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온라인 광고만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광고 노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다른 디지털 광고 채널과 결합해 캠페인의 도달 범위를 확대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광고를 접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개인용 스크린 중심의 광고 환경을 보완하는 매체로 평가받고 있다.

유통시장은 실제 소비자의 구매 행동과 광고 예산 배분 사이에 존재하는 불균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미국 전체 소매판매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한 비중은 17.1%였다. 이는 전체 소매판매의 약 83%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지만, 리테일 미디어 광고 투자는 온라인 쇼핑몰과 디지털 플랫폼 내부의 광고 상품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디지털 옥외광고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구매가 이루어지는 오프라인 매장과 주변 상권에서 소비자에게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광고 노출 이후의 매장 방문과 구매 행동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온라인 광고에 집중된 마케팅 전략을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까지 확대하면서 구매 전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발표된 광고 효과 분석 결과도 이러한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미국 옥외광고협회와 모바일 광고 성과 측정 기업 코차바(Kochava)가 공동으로 진행한 분석에 따르면, 옥외광고 캠페인은 오프라인 방문 등 실제 행동 성과에서 중간값 기준 20%의 상승 효과를 기록했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행동 성과 역시 중간값 기준 14% 증가해, 약 10%의 성과 상승률을 기록한 커넥티드TV·스트리밍 광고 및 전통적인 방송TV 광고를 웃돌았다.

개별 캠페인에서도 구체적인 성과가 확인됐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는 옥외광고 캠페인을 통해 130만 건의 매장 방문을 유도했으며, 매장 방문객 수는 8.8% 증가했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 역시 타깃 소비자에게 맞춘 디지털 옥외광고 캠페인을 활용해 380만 달러의 추가 매출을 창출했다. 이러한 성과는 옥외광고가 브랜드 인지도 형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매장 방문과 구매 전환에 이르는 마케팅 전 과정에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옥외광고협회 연구, ‘OOH가 가장 강한 퍼포먼스 미디어’… 매장 방문·디지털 전환 동시 견인
OOH의 특성상 반복 노출이 소비자 피로감을 유발하기보다 브랜드 고려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광고 메시지를 반복 접하게 되면서 소비자 행동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미국 대형 유통기업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운 광고 수익 창출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월마트(Walmart)의 광고 사업 조직인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는 매장 내 광고 상품을 9개 유형으로 확대했으며, 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의 광고 사업 조직인 크로거 프리시전 마케팅(Kroger Precision Marketing)은 바로우즈 커넥티드 스토어스(Barrows Connected Stores)와의 협력을 통해 매장 내 디지털 광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 타깃(Target) 역시 자체 광고 플랫폼 라운델(Roundel)에 매장 인근 디지털 옥외광고 스크린을 포함시켜 광고 노출과 실제 구매 데이터를 연결하는 성과 측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광고를 본 소비자가 실제로 제품을 구매했는지 확인하는 '클로즈드 루프 측정(Closed-loop Measurement)' 방식으로, 단순한 광고 노출이나 클릭을 넘어 매출과 연결된 광고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매장 내 디지털 광고가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되고 있다. 그로서리TV(Grocery TV)가 2026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식료품 구매자의 62%는 매장 내 디지털 스크린에서 광고를 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37%는 매장 내 디지털 광고가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 스크린이 실제 구매가 발생하는 공간에서 소비자의 상품 선택과 구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핵심 요인은 프로그래매틱 광고 거래의 확대다. 주요 수요자 플랫폼(Demand-Side Platform, DSP)은 이제 광고주와 미디어 구매자가 모바일, 웹, 동영상 광고와 함께 디지털 옥외광고 매체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표준화된 오픈RTB(OpenRTB) 기술 규격을 활용하면서 디지털 옥외광고도 다른 디지털 광고 채널과 유사한 방식으로 자동화 거래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는 과거 개별 매체사와 직접 협의해 광고를 구매해야 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광고 구매 플랫폼에서 다양한 디지털 광고와 옥외광고를 함께 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광고주는 캠페인의 목표와 타깃, 예산에 따라 여러 광고 채널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디지털 옥외광고 역시 전체 미디어 전략 안에서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프로그래매틱 옥외광고 거래 플랫폼 플레이스 익스체인지(Place Exchang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미국 프로그래매틱 옥외광고 지출의 96%는 비공개 거래 방식으로 집행됐다. 이 가운데 광고주별 맞춤형 프라이빗 마켓플레이스(Private Marketplace, PMP) 거래가 62%를 차지했으며, 상시 운영되는 PMP 거래는 29%로 나타났다.

PMP는 광고주와 매체사가 사전에 합의한 조건에 따라 제한된 구매자에게 광고 매체를 제공하는 거래 방식이다. 공개 광고 경매와 달리 광고주는 원하는 매체 환경과 광고 지면을 선택할 수 있으며, 매체사는 광고 상품의 품질과 거래 조건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상시 운영형 PMP의 확대는 광고 구매자들이 디지털 옥외광고 매체에 익숙해지고, 프로그래매틱 거래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옥외광고가 단발성 캠페인 중심의 광고 매체에서 벗어나 광고주의 상시 미디어 운영 전략에 포함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고주가 필요할 때마다 개별 매체를 구매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디지털 옥외광고를 모바일이나 온라인 광고처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옥외광고 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옥외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광고가 노출되는 장소와 주변 환경을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핵심 요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존 디지털 광고가 주로 이용자의 온라인 행동이나 관심사를 기반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디지털 옥외광고는 광고가 노출되는 시간과 장소, 주변 환경을 활용해 메시지의 적합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날씨와 교통 상황, 광고가 설치된 장소의 특성 등을 실시간 데이터와 결합하면 소비자가 처한 환경에 맞춰 광고 메시지를 자동으로 변경할 수 있다. 기온이 높은 날에는 시원한 음료 광고를 노출하고, 교통 정체가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운전자의 이동 상황에 맞춘 광고를 집행하는 방식이다. 쇼핑몰과 식료품 매장에서는 소비자의 구매 환경을 고려한 상품 광고를 전달하고, 공항과 교통시설에서는 여행객의 이동 상황과 장소 특성에 맞춰 광고 메시지를 운영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집행 조건과 프로그래매틱 구매 기술을 결합하면, 광고주는 동일한 디지털 스크린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서로 다른 광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 화면을 설치하거나 광고 영상을 반복 송출하는 방식과 차별화되는 디지털 옥외광고의 경쟁력이다.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광고 지면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광고주들이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찾는 가운데, 디지털 옥외광고는 온라인 중심의 광고 환경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고가 실제로 노출되는 물리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소비자의 생활 동선과 구매 행동을 마케팅 전략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옥외광고의 가치는 더 이상 화면의 크기나 설치 위치, 광고 노출 횟수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실제 생활 공간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광고를 자동으로 거래하며, 궁극적으로 매장 방문과 구매 등 실질적인 마케팅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IAB의 이번 보고서는 디지털 옥외광고가 독립적인 광고 채널을 넘어 모바일, 온라인, 동영상, 리테일 미디어를 연결하는 옴니채널 마케팅의 핵심 구성 요소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옥외광고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프로그래매틱 기술의 확산, 오프라인 소비자 행동 데이터의 활용 확대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옥외광고는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행동과 디지털 마케팅의 목표를 연결하는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고주들이 온라인 광고에 집중된 미디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고, 실제 소비자 행동과 구매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디지털 옥외광고의 역할과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