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쇼핑객 데이터로 키운 60억 달러 광고사업…유통기업 넘어 미디어 기업으로 진화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Walmart가 연간 60억 달러 규모의 광고 사업을 구축하며 단순 소매업체를 넘어 미디어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월마트는 쇼핑객 데이터와 매장, 온라인 플랫폼, TV 시청 환경을 연결한 거대한 광고 생태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더스트리트(TheStreet)에 따르면 과거 유통업은 상품을 매입해 매장에 진열한 뒤 가격 경쟁을 통해 판매하는 단순한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품 판매 외에도 멤버십과 광고 수익이 유통기업 수익성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월마트의 변화는 TV 제조업체 비지오(Vizio) 인수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약 18개월 전 비지오를 인수한 월마트는 TV 판매 이후 발생하는 광고 수익에 주목하고 있다.

세스 달레어Seth Dallaire 월마트 최고성장책임자CGO는 최근 열린 에버코어 리테일·소비재 콘퍼런스에서 “오늘날 TV 사업은 단순히 제품을 도매로 구매해 소매로 판매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진정한 TV 비즈니스는 판매 이후에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TV 화면 뒤에서 작동하는 운영체제와 기술 플랫폼이 핵심 가치”라며 “커넥티드TVCTV 광고는 월마트가 전자상거래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운영하는 광고 사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말했다.

월마트가 비지오 TV를 판매할 경우 소비자의 거실과 침실 등 TV 시청 공간에 장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광고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온라인 쇼핑 데이터와 TV 시청 데이터를 결합한 정교한 광고 집행이 가능해진다.

실제 광고 사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존 퍼너John Furner 월마트 미국 CEO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광고 사업은 모든 부문에서 30% 이상 성장했으며 미국 사업 광고 매출은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멤버십 수익도 17% 증가했으며 광고와 멤버십 수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리테일 미디어가 초기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시장조사업체 애널리스트 앤드루 립스먼 (Andrew Lipsman)은 “수십 년 동안 매장은 단순 판매 채널로 인식됐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고객이 방문하는 고품질 미디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광고주들은 구매 직전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매장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다”며 “단순히 TV 광고를 매장 내 화면에 재생하는 수준을 넘어 3차원적이고 체험형 광고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마트는 광고 사업이 고객과 판매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달레어 CGO는 “광고는 고객들이 몰랐던 상품을 발견하게 해주고 판매자들에게는 새로운 판매 기회를 제공한다”며 “광고 수익은 전통적인 소매업과는 다른 수익 구조를 제공해 결과적으로 고객과 판매자, 월마트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 수익은 일부 상품 가격을 낮추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며 “리테일 미디어는 고객 서비스와 수익성 향상 모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