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속도로에서 지나가는 차량에 따라 광고 바꾼다…실시간 타기팅 도입
영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디지털 광고판이 차량 이동 데이터에 따라 광고 내용을 실시간으로 바꾸는 새로운 타기팅 시스템을 도입했다. 차량 번호판 자동인식 기술과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결합해 특정 고객군이 휴게소에 도착하면 관련 광고가 송출되는 방식이다.
영국 디지털 옥외광고 사업자 아이미디어(i-media)는 최근 차량 번호판 자동인식(Automatic Number Plate Recognition, ANPR)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오디언스 타기팅 플랫폼 'ANPR Audiences'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영국 전역 134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1,000개 이상의 풀모션 디지털 광고 화면을 활용한다. 광고주가 특정 광고판의 송출 시간을 구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원하는 오디언스가 실제로 방문하는 시점에 광고를 집행하도록 설계됐다.
시스템은 고속도로 휴게소로 진입하는 차량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해당 장소에 어떤 소비자 집단이 있는지 파악한다. 차량 종류와 이동 관련 정보를 거주 지역, 인구통계적 특성, 소비 성향 등과 결합해 광고 집행에 활용하는 구조다.
아이미디어에 따르면 플랫폼은 매주 2억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활용하며, 50개 이상의 사전 구축 오디언스 그룹을 제공한다. 광고주는 3,000개 이상의 행동 및 인구통계 관련 변수를 활용해 별도의 타기팅 조건도 설정할 수 있다.
오디언스 구성 방식은 크게 네 가지다. 차량 유형을 기준으로 운전자를 분류하거나 거주 지역을 활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인구통계적 특성과 실제 소비 행동을 반영하는 방식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운전자나 구매 관심 고객이 특정 휴게소에 방문하면 전기차 충전 서비스 광고를 송출하고, 가족 단위 이동 수요가 많은 장소에서는 관련 상품 광고를 노출하는 식이다. 광고 집행 시점을 이용자의 실제 이동 상황과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는 차량 인식 기술뿐 아니라 외부 데이터 기업의 정보도 활용된다. 아이미디어는 부분적인 우편번호 데이터와 스타카운트(Starcount)가 제공하는 오디언스 정보를 결합한다고 밝혔다. 스타카운트의 분석에는 집계된 오픈뱅킹 데이터와 모바일 위치 데이터가 활용된다.
아이미디어는 개인을 직접 식별하는 광고가 아니라 집계된 데이터와 오디언스 특성을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차량 번호판 인식과 금융·위치정보 기반 분석이 함께 사용되는 만큼 구체적인 개인정보 처리 절차와 데이터 결합 방식은 별도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다.
이번 서비스는 실제 광고 캠페인에도 적용됐다. 영국 로이즈 은행(Lloyds Bank)은 자동차 관련 서비스인 '마이 카(My Car)' 캠페인에 ANPR Audiences를 처음 적용한 광고주다.
로이즈 은행은 캠페인 조건에 해당하는 차량이 고속도로 휴게소에 도착하면 차량 색상에 맞춘 광고 소재를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차량 특성과 광고 표현을 연결해 같은 광고 네트워크에서도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크리에이티브를 노출한 사례다.
아이미디어의 조너선 루이스(Jonathan Lewis) 최고경영자는 플랫폼 발표 행사에서 광고주가 궁극적으로 구매하려는 것은 광고판 자체가 아니라 그 매체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기술이 추정치 중심의 오디언스 거래에서 벗어나 실제 현장에 있는 고객군을 기준으로 광고를 집행하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샘 테스터(Sam Tester) 최고매출책임자도 원하는 오디언스가 광고 지점에 실제로 도착한 시점을 파악해 즉시 광고를 송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도로변 디지털 옥외광고에서는 시간대와 날씨, 교통량, 위치 정보 등을 활용한 광고 소재 변경이 주로 이뤄졌다. 이번 플랫폼은 여기에 차량 식별 정보와 집계된 소비 행동 데이터를 결합해 광고 집행 조건을 더욱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는 운전자와 동승자가 차량에서 내려 식사하거나 쇼핑하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아이미디어는 이러한 매체 환경을 활용해 도로 이동 중인 소비자에게 광고를 전달하고, 광고 집행과 휴게소 내 소비 활동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 역시 차량 이동과 유통 소비가 만나는 광고 환경이다. 휴게소 디지털 사이니지와 전기차 충전시설 광고, 리테일 미디어에 차량 및 소비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광고주별 고객군에 맞춘 송출 전략을 세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차량번호 인식 데이터의 처리 기준과 개인정보 보호 관련 규정,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이용자 신뢰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영국 사례에서도 기술의 작동 방식뿐 아니라 데이터 관리 체계와 실제 광고주의 집행 결과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