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외광고 시장, 2031년 옥외광고의 76%가 DOOH 점유 예상
영국 디지털 광고 전문매체 뉴디지털에이지 (New Digital Age)는 최근 영국인터랙티브광고협회 (IAB UK) 인사이트 총괄 엘리자베스 레인 (Elizabeth Lane)과 인터뷰를 통해 영국 디지털 옥외광고(DOOH) 시장의 성장과 프로그래매틱 DOOH(pDOOH)의 향후 전망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번 인터뷰는 IAB UK가 발표한 최신 ‘IAB Compass: Digital Out-of-Home’ 보고서를 토대로 영국 옥외광고 시장의 디지털 전환 속도와 향후 과제를 짚었다.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국 옥외광고 시장에서 DOOH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IAB UK에 따르면 영국 DOOH 광고비는 2025년 사상 최대인 9억6,400만 파운드를 기록해 전체 영국 옥외광고 광고비의 67%를 차지했다.
2015년 32%에 불과했던 비중이 10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IAB UK는 디지털 광고 인벤토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프로그래매틱 구매 확대에 힘입어 2031년에는 DOOH가 전체 영국 옥외광고 광고비의 7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레인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로 DOOH 시장의 ‘성숙’을 꼽았다. IAB UK가 2023년 DOOH 보고서를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프로그래매틱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고, 영국 옥외광고 업계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회복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러나 불과 3년 사이 시장의 논의는 크게 달라졌다.
2023년 당시에는 DOOH의 높은 도달률과 주목도가 주요 경쟁력으로 평가됐다. 이러한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최근에는 프로그래매틱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타기팅과 오디언스 데이터 활용,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크리에이티브, 측정 기술 등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 성장 속도 역시 당초 예상보다 빠르다. IAB UK는 2023년 보고서에서 영국 DOOH 광고비가 2027년 10억 파운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25년 이미 9억6,400만 파운드를 기록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10억 파운드 시장에 근접했다.
프로그래매틱 DOOH의 성장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재 프로그래매틱은 전체 영국 옥외광고 광고비의 약 9%를 차지하고 있지만 IAB UK는 향후 5년 안에 그 비중이 약 25%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레인은 DOOH가 이제 단순히 많은 사람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매체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구매 여정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풀 퍼널(Full-funnel)’ 매체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모바일과 소셜미디어, 온라인 비디오, 검색 등 다른 디지털 채널과 DOOH를 함께 기획하는 옴니채널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가 거리에서 DOOH를 접한 뒤 모바일이나 검색, 소셜미디어 등 다른 채널에서 다시 브랜드를 만나는 연결된 소비자 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브랜드 세이프티(Brand Safety)도 DOOH의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광고에서는 광고가 어떤 콘텐츠와 함께 노출되는지가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브랜드 안전성이 중요한 문제로 부상했다. 반면 DOOH는 광고가 노출되는 장소와 매체 환경이 비교적 명확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와 안정적으로 만날 수 있는 광고 환경이라는 평가다.
다만 프로그래매틱 DOOH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부분은 광고주와 광고대행사의 경험과 전문성 부족이다. 프로그래매틱 DOOH를 멀티채널 캠페인에 포함하려는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광고주와 광고대행사가 직접 캠페인을 설계하고 운영할 정도의 전문성과 경험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캠페인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새로운 광고 기술은 비슷한 업종이나 규모의 기업이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축적될수록 광고주의 투자 결정과 시장 확산이 빨라질 수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BMW와 아이미디어 (iMedia)의 캠페인이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됐다. 차량이 옥외광고 매체 주변을 지나갈 때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차량의 연식을 파악하고, 소비자의 예상 차량 보유 주기에 맞춰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프로그래매틱 DOOH가 단순히 광고 인벤토리를 자동으로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와 매체, 크리에이티브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광고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측정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프로그래매틱 기술이 발전하면서 캠페인을 보다 유연하게 테스트하고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다양한 상황 데이터를 결합해 광고 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환경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일부 광고대행사에서는 프로그래매틱 DOOH를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에 포함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DOOH가 다른 광고 채널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데이터 파편화와 표준 부족, 사업자 간 데이터 공유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는 DOOH만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광고 산업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IAB UK는 앞으로 매체사가 단순히 스크린 수나 예상 노출량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광고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와 사례를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래매틱 DOOH의 효과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근거가 많아질수록 광고주의 투자 확대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옥외광고 시장의 변화는 DOOH의 성장을 더 이상 단순한 ‘디지털 스크린의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2015년 32%에 불과했던 DOOH 광고비 비중은 2025년 67%까지 상승했다. IAB UK의 전망대로 2031년 76%에 도달한다면 디지털은 영국 옥외광고 시장의 보조적인 영역이 아니라 사실상 시장의 중심이 된다.
프로그래매틱과 데이터, 실시간 크리에이티브, 측정 기술이 결합되면서 DOOH의 경쟁력도 ‘좋은 위치에 설치된 디지털 스크린’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한 장소와 시간에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영국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 옥외광고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의 경쟁은 디지털 스크린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뿐 아니라 이를 데이터와 프로그래매틱, 크리에이티브, 측정 기술과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