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로 확인된 OOH의 옴니채널 효과… 모바일 성과까지 증폭
영국 옥외광고 미디어 회사 탈론 (Talon) 최근 발간한 백서 "고물가 시대의 브랜딩: 기존 공식을 넘어서는 전략 (Branding in the Age of Inflation: Thinking Outside the Playbook)' 에서 미디어 애널리스트 이안 휘태커(Ian Whittaker)는 광고주들에게 “지금이야말로 미디어 집행 구조를 재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디지털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단기 성과 중심 전략에 치우친 예산 배분은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신뢰성과 주목도를 갖춘 장기 브랜드 구축 채널, 특히 옥외광고(OOH)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경우 기업 가치와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디지털옥외광고(DOOH)와 모바일 광고의 동시 노출이 소비자의 주목도와 체류 시간, 브랜드 인지에 상당한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는 새로운 시선추적(eye-tracking)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실제 쇼핑몰 환경에서 적외선 기반 시선추적 기술을 활용해 진행된 이번 조사는 OOH가 디지털 채널과 상호 보완적일 뿐 아니라, 두 매체가 결합될 때 디지털 성과를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연구 방법에 따르면 참여자들은 먼저 모바일 동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시선 움직임이 기록됐고, 이후 쇼핑 동선에서 DOOH 화면에 노출됐다. 이어 스마트폰 사용 과정에서 광고가 삽입된 소셜 피드를 접하게 했으며, 전면 카메라를 활용한 두 번째 시선추적을 통해 광고 처리 과정을 상세히 분석했다. 이후 설문을 통해 메시지 이해도와 브랜드 기억도도 함께 측정했다.
모바일과 OOH를 함께 본 그룹의 평균 광고 응시 시간은 5초로, 단일 채널만 본 그룹의 2초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52%의 주목도 향상이자 OOH가 모바일 광고 반응을 ‘프라이밍’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기 응시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DOOH만 본 응답자 중 5초 이상 광고를 본 비율은 9%였고, 모바일만 본 경우 13%였다. 그러나 두 매체에 모두 노출된 그룹에서는 이 비율이 38%로 뛰어올라 기준치를 거의 세 배로 끌어올렸다. 이는 OOH가 깊은 디지털 참여로 이어지는 첫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브랜드 기억에서도 상승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OOH 단독 노출 시 자발적 브랜드 회상률은 7%, 모바일만 본 경우는 9%였지만, 두 채널을 모두 본 그룹은 21%로 상승해 무려 133%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다중 스크린 캠페인이 갖는 시너지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연구는 OOH가 옴니채널 전략의 중요한 연결축으로 기능한다는 업계 분석과도 맞닿아 있다. 제이씨데코(JCDecaux)의 DOOH 네트워크에서 주간 시청 노출의 57%가 세로형 9:16 포맷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모바일·소셜 기반 크리에이티브가 DOOH 환경과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호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광고주가 동일 크리에이티브를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OOH가 물리적 환경과 디지털 접점을 연결하면서 미디어 믹스 전체의 ROI를 높이는 매체로 재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동적 DOOH, 프로그래매틱 OOH(PrOOH), AI 기반 측정 기술의 확산은 온라인 트렌드와 실시간 시장 신호를 반영한 집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성과 측정에 대한 광고주의 요구가 확대되는 가운데, OOH가 디지털 수준의 측정·검증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연구의 결론은 명확하다. OOH는 단독으로도 효과적인 매체이지만, 다른 매체의 성과를 배가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미디어 환경이 점점 분절화되는 2025년 이후 시장에서, DOOH와 모바일의 결합은 브랜드가 높은 주목도와 일관된 메시지 전달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