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3개 주 개인정보 보호법 도입… 옥외광고 업계, 위치정보·AI 광고 규제 대응 본격화

미국에서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화되면서 옥외광고 산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위치정보 기반 광고, 소비자 이동 데이터 분석, 광고 효과 측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광고 콘텐츠 등이 새로운 규제 대응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옥외광고협회(Out of Home Advertising Association of America, OAAA)는 최근 발표한 ‘캘리포니아 개인정보 보호법 변화가 옥외광고에 미치는 영향(Keeping Up with California: What Evolving Privacy Laws Mean for OOH)’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 동향과 옥외광고 업계가 고려해야 할 사항을 소개했다.

OAAA는 옥외광고가 현실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광고와 차별화된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디지털 옥외광고(DOOH)가 발전하고 데이터 기반 광고 거래와 효과 측정이 확대되면서 개인정보 보호법의 영향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23개 주 개인정보 보호법 도입… 캘리포니아가 규제 주도

미국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는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캘리포니아는 2018년 미국 최초로 포괄적인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인 캘리포니아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 CCPA)을 제정했다.

이후 개인정보 보호 감독기관을 설립하고, 소비자의 개인정보 열람과 삭제, 판매 거부 권한 등을 확대했다. 개인정보 중개업체를 관리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OAA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23개 주가 포괄적인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을 제정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규제 흐름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주마다 개인정보의 정의와 규제 대상, 기업의 의무가 다르다. 여러 지역에서 광고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은 각 주의 법률과 적용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위치정보 규제 강화… 옥외광고 효과 측정에도 영향

옥외광고 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위치정보를 활용한 광고 효과 측정이다. 최근 옥외광고 산업은 광고가 노출되는 장소의 유동인구를 분석하고, 소비자의 이동 경로와 방문 행동을 바탕으로 캠페인 효과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옥외광고는 모바일 위치정보와 상권 데이터 등을 활용해 광고 대상자를 분석하고, 광고 집행 이후 매장 방문과 같은 행동 변화를 파악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데이터의 수집과 거래, 활용 과정에 대한 법적 검토가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와 뉴저지에서는 민감한 개인정보의 판매를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소비자가 동의했더라도 특정 정보의 판매가 금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 활용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옥외광고 사업자와 광고 효과 측정 기업에도 중요한 변화다. 다만 모든 위치정보 활용이나 옥외광고 효과 측정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의 종류와 수집 방식, 개인 식별 가능성, 해당 주의 법률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온라인과 옥외광고 연결하는 통합 마케팅도 검토 필요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옥외광고와 온라인 광고를 연결하는 통합 마케팅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광고주들은 옥외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이후 모바일 광고와 검색, 웹사이트 방문,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는 소비자 반응을 분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치정보와 모바일 광고 식별정보, 온라인 행동 데이터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옥외광고 캠페인 이후 매장 방문객이 증가했는지 분석하거나, 광고 노출과 온라인 구매 사이의 관계를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데이터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수집되거나 공유된다면 관련 법률이 적용될 수 있다.

OAAA는 옥외광고 사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매체뿐 아니라 외부 데이터 공급업체, 광고 효과 측정 서비스, 기업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개인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광고 제작 확대… 가상 인물과 합성 음성도 규제 대상

인공지능을 활용한 광고 제작 역시 새로운 규제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는 AI로 생성한 인물이나 음성 등을 광고에 사용하는 문제와 관련된 법률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실제 인물처럼 보이는 가상 모델이나 합성 음성을 광고에 사용할 경우, 소비자가 이를 실제 인물의 모습이나 발언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하는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옥외광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대형 디지털 스크린에서는 AI로 제작한 모델과 가상 캐릭터, 실감형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광고 제작 기술이 발전할수록 콘텐츠의 진위와 표시 의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해지는 것이다.

다만 AI로 제작한 모든 광고에 동일한 표시 의무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지역의 법률과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규제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OAAA, 개인정보 보호와 옥외광고 기술 발전의 균형 강조

OAAA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확대되더라도 옥외광고 고유의 매체 경쟁력은 유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옥외광고는 도로와 상업시설, 공항,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메시지를 전달한다. 개별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직접 수집하지 않고도 폭넓은 광고 도달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프로그래매틱 디지털 옥외광고와 데이터 기반 광고 효과 측정은 개인정보 보호 규제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디지털 옥외광고 사업자는 광고 기술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과정에서 법적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외부 데이터 공급업체와의 계약, 위치정보의 활용 범위, 소비자 동의 절차, AI 생성 광고 콘텐츠의 표시 의무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OAAA는 앞으로도 미국 각 주의 개인정보 보호 및 AI 관련 법률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업계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데이터 활용 능력 넘어 개인정보 보호가 옥외광고 경쟁력으로

이번 OAAA 보고서는 옥외광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광고 화면과 운영 기술을 넘어 데이터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옥외광고의 경쟁력이 매체의 위치와 크기, 유동인구, 광고 노출 횟수 등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광고 대상자 분석과 캠페인 성과 측정 능력까지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교한 광고 효과 측정을 위해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측정 결과를 제공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한국 옥외광고 산업에서도 모바일 위치정보를 활용한 유동인구 분석과 광고 효과 측정, 데이터 기반 매체 거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법률은 서로 다르지만,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과 적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는 공통적이다.

앞으로 옥외광고 산업에서는 데이터의 양뿐 아니라 데이터의 품질과 신뢰성,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매체와 광고 기술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