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매틱 DOOH, 기술은 앞서가는데 광고주의 활용은 제자리
디지털 옥외광고의 자동화된 거래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광고주와 광고회사의 기존 미디어 구매 관행이 기술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프로그래매틱 디지털 옥외광고가 제공하는 타깃 분석과 실시간 광고 운영, 효과 측정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광고 기획 단계부터 매체를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광고 기술 기업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가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한 첫 번째 오픈 포럼(Open Forum)에서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미디어 이용 행태와 광고비 집행 구조 사이의 격차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행사에는 광고주, 광고회사, 매체사, 광고 기술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디지털 옥외광고와 커넥티드 TV, 오디오 광고, AI 등 다양한 광고 기술의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디지털 옥외광고 세션에서는 기술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광고주가 실제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기능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프로그래매틱 DOOH는 광고 대상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매체 계획, 상황에 따른 광고 소재 변경, 캠페인 성과 측정 등을 지원하지만 기존 광고 구매 방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이 활용 확대의 장애 요인으로 지목됐다.
참석자들은 DOOH를 다른 광고 채널의 집행 계획이 확정된 뒤 추가하는 보조 매체로 취급하기보다 캠페인 기획 초기부터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다른 미디어와 메시지, 광고 소재, 집행 시점을 조정하고 캠페인 목적에 맞는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그래매틱 DOOH는 광고주가 디지털 옥외광고 매체를 데이터와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개별 매체 단위 계약을 보완해 여러 광고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시간대나 장소, 이용자 특성 등 다양한 조건에 맞춰 광고 집행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 기능이 마련됐다고 해서 광고주의 집행 방식이 자동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광고주가 매체의 가치를 이해하고 캠페인 목적에 적합한 성과 지표를 설정해야 기술을 실제 광고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트레이드 데스크에 따르면 이번 포럼에서는 광고 시장 전반에 걸쳐 익숙한 미디어 채널에 광고비가 집중되는 현상도 논의됐다. 자료에 따르면 광고 구매와 측정이 쉬운 채널은 성과 평가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며, 새로운 매체에 대한 투자 결정에는 기존 경험과 관행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는 디지털 옥외광고에도 적용된다. 광고주가 캠페인을 평가할 때 단순한 노출량이나 구매 편의성에만 의존하면, 실제 생활공간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DOOH 매체의 역할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반대로 매체에 적합한 목표와 측정 체계를 마련하면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접점 확대 등 캠페인에서 옥외광고가 담당하는 기능을 보다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
행사에서는 광고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과 실험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캠페인을 직접 시험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광고 기획과 크리에이티브 개발, 데이터 분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옥외광고 산업에서도 프로그래매틱 DOOH 플랫폼의 확산과 매체 네트워크의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광고 거래 플랫폼의 연결만으로 시장 확대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광고주가 디지털 옥외광고의 특성을 이해하고 캠페인 목표에 맞게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번 두바이 포럼은 DOOH 산업의 경쟁력이 광고 매체의 디지털화나 기술 도입 자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광고주가 데이터를 활용하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구매 환경과 측정 체계가 향후 시장 발전의 중요한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