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유명 백화점 쇼윈도, 신진 예술가들에게 개방…도심 광고 공간의 새로운 활용
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인 옥스퍼드 스트리트(Oxford Street)에서 백화점 쇼윈도를 신진 예술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상업시설의 상품 진열 공간을 도시의 문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옥외광고와 리테일 공간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사례로 주목된다.
영국 백화점 셀프리지스(Selfridges)는 문화·패션 매체 데이즈드(Dazed)와 협력해 런던 옥스퍼드 스트리트에 위치한 백화점 쇼윈도에 작품을 선보일 신진 예술가를 공개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젊은 창작자들에게 런던의 주요 상업 공간에서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과 회화, 패션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조각, 영화, 무대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다.
셀프리지스의 옥스퍼드 스트리트 매장은 런던을 대표하는 쇼핑 명소 가운데 하나다. 건물 외벽을 따라 배치된 대형 쇼윈도는 거리의 보행자에게 상품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시각적 매체 역할을 해왔다.
셀프리지스는 그동안 전통적인 상품 진열 방식에서 벗어나 쇼윈도를 패션과 현대미술, 실험적인 디자인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활용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신진 예술가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자신들의 시각적 언어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차 선정된 참가자에게는 심사위원단을 대상으로 자신의 전시 계획을 제안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창작자에게는 1,000파운드의 제안 준비비가 지급된다.
최종적으로 6명의 예술가가 선정되며, 이들은 2027년 3월 25일부터 약 3개월 동안 셀프리지스 옥스퍼드 스트리트 매장의 쇼윈도를 활용해 작품을 전시하게 된다. 선정된 창작자에게는 작품 제작 예산과 함께 3,000파운드의 창작비가 지급된다.
프로젝트는 데이즈드의 미디어 채널과도 연결된다. 전시 공간을 지나가는 런던 시민과 관광객뿐 아니라 온라인 독자에게도 선정된 예술가들의 작품과 활동을 소개할 계획이다.
셀프리지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윌 위니스(Will Wyness)는 옥스퍼드 스트리트 쇼윈도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시각적 공간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표현 방식을 보여줄 수 있도록 대형 전시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데이즈드 편집장 테드 스탠스필드(Ted Stansfield)는 지난 35년간 새로운 세대의 창작자들을 소개해 온 데이즈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공개 모집이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윈도는 일반적인 옥외광고판과 달리 제품과 조형물, 조명, 공간 디자인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입체적인 매체다. 특히 대형 백화점이 밀집한 도심에서는 보행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크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러한 쇼윈도의 특성을 상업적인 상품 홍보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는 데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술가들은 거리의 보행자를 대상으로 작품을 전시할 수 있고, 백화점은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통해 쇼핑 공간의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
리테일 공간을 활용한 옥외광고에서도 제품과 가격을 전달하는 방식 외에 공간 자체를 브랜드 경험이나 문화적 경험으로 구성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백화점 외벽과 쇼윈도는 상업시설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도시의 거리 경관을 구성하는 공간이다.
서울 명동과 강남 등 주요 상업지역에서도 대형 쇼윈도와 디지털 전광판이 브랜드 캠페인과 문화 콘텐츠를 전달하는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셀프리지스의 이번 프로젝트는 쇼윈도를 신진 예술가에게 개방하고 도심 보행자와 연결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국내 상업시설과 옥외광고 사업자에게 참고할 만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