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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역설: '업사이드 다운'에서 현실로, 넷플릭스가 증명한 옥외광고 미디어의 힘

이지오
이지오
- 5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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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메레오(mereo) 최고경영자 엘리아스 보귀이(Elias Bauguil)가 소셜미디어에 기고한 글을 번역·각색하였습니다.
엘리아스 보귀이(Elias Bauguil) 촬영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사이 파리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이라면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장면을 마주했을 것이다.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는 자사의 대표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알리기 위해 지하철 통로 곳곳을 대형 옥외광고로 채웠다. 수백 제곱미터에 이르는 공간에 종이와 잉크, 물리적 소재가 투입된 대규모 캠페인이었다.

순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상징과도 같은 넷플릭스가 오프라인 공간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이 장면은 강한 아이러니를 남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선택이 미디어와 광고 산업 전반에 던지는 명확한 메시지다. 세계 최고 수준의 타기팅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소비자의 주머니 속 스마트폰까지 직접 도달할 수 있는 기업이 왜 굳이 물리적 광고에 의존했을까.

답은 단순하다. 우리는 클라우드 속에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5년간 광고 산업은 하나의 ‘업사이드 다운’을 구축해 왔다. 기술적으로는 정교하지만 차갑고 고립된 세계, 바로 프로그램매틱 디지털 광고의 환경이다. 이 공간에서 개인은 화면 뒤에 고립돼 필터 버블에 갇히고, 광고 사기와 불투명한 거래 구조 속에서 브랜드의 예산과 가치는 현실 경제와 단절된 서버로 흘러간다. 디지털 플랫폼은 연결을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분절을 낳았고, 관련성을 내세웠지만 과잉 노출과 피로도를 키웠다. 그 사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영향력을 축적했고, 지역 미디어와 콘텐츠 제작자들은 한정된 몫을 두고 경쟁해야 했다.

넷플릭스의 파리 지하철 캠페인은 이러한 흐름에 대한 분명한 반증이다. 문화적 파급력을 만들고, 사회적 사건으로 인식되며, 브랜드를 집단적 기억 속에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현실 공간에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매체가 있다. 텔레비전과 언론이 여전히 집단적 감정과 편집적 신뢰의 중심축이라면, 옥외광고와 라디오는 물리성과 이동성이라는 독보적 강점을 지닌다. 옥외광고는 회피가 불가능하다. 거리에 설치된 메시지는 실제로 존재하며 공공의 영역에 노출된다. 건물과 스크린은 ‘건너뛸 수’ 없다. 라디오와 옥외광고는 지역 사회의 맥박처럼 사람들의 일상과 이동을 따라가며 공유된 경험을 만든다.

문제는 이들 매체가 여전히 분산돼 있고, 각개전투에 가까운 구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내부 최적화와 수익 관리, 소멸성 인벤토리의 가치 평가가 첫 단계였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연결된 연합이다. 다만 단순히 인벤토리를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으로 묶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 큰 파이프가 더 나은 거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연합이 실질적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하나는 수익 관리라는 ‘두뇌’다. 모든 스크린과 시간대의 공정 가치를 실시간으로 산출하고, 공간을 채우는 논리가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는 논리로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이를 실행하는 통합 플랫폼이라는 ‘몸’이다. 이는 디지털 미디어 수준의 구매 편의성을 제공하되, 가격과 가치에 대한 통제권은 미디어 사업자가 유지하는 구조여야 한다.

넷플릭스가 파리 지하철의 벽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현실 공간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업사이드 다운’이 규칙을 정하도록 방치할 것이 아니라, 수익 관리와 데이터 기반 가치 산정이라는 도구를 통해 현실 미디어의 가치를 입증하고 방어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의 벽과 공간은 여전히 브랜드와 문화가 만나는 핵심 무대이며, 그 가치는 아직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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