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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을 크리에이티브 요소로 바꾸다… 캐나다 겨울이 증명한 옥외광고의 힘

이지오
이지오
- 6분 걸림

최근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눈보라 속에서 포착된 옥외광고 사례는, 오늘날 옥외광고가 단순한 노출 매체를 넘어 환경과 상황을 메시지로 전환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캐나다 광고·미디어 산업 전문 매체 미디어 인 캐나다(Media in Canada)에 따르면, 폭설이 도심 일상을 마비시키던 시점에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와 KFC 캐나다(KFC Canada)가 선보인 옥외광고는 기상 현상 자체를 크리에이티브의 일부로 활용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Stella Artois

스텔라 아르투아는 도심 한복판에 대형 샬리스(맥주잔) 형태의 설치물을 세웠다. 이 구조물은 눈을 실제로 받아들이도록 설계돼, 내리는 눈이 맥주 거품이 넘쳐흐르는 듯한 시각적 착시를 만들어냈다. 폭설이라는 자연 현상이 브랜드의 상징인 ‘샬리스’와 결합되며,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따뜻한 감성을 환기시키는 장치로 작동한 것이다. 폭설이 지나간 이후 해당 샬리스는 페어몬트 로열 요크 호텔(Fairmont Royal York)로 옮겨졌고, 방문객들은 현장에서 실제 스텔라 아르투아 맥주를 즐길 수 있었다. 일회성 설치에 그치지 않고, 체험으로 이어지는 동선까지 고려한 구조였다.

KFC Canada

KFC 캐나다 역시 같은 기상 상황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했다. 이른바 ‘폴라 보텍스’로 불린 한파 속에서, 폭설 구름의 소용돌이 형태가 프라이드치킨을 연상시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KFC는 해당 이미지를 디지털 빌보드에 구현하고, 배달 가방과 함께 “The forecast is clear(예보는 명확하다)”라는 문구를 배치했다. 추위와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따뜻한 음식과 배달이라는 ‘위안의 해답’을 제시하는 방식이었다. 장난스럽지만 직관적인 이 DOOH 순간은 날씨에 대한 대중의 감정을 ‘불편’에서 ‘기대’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 두 사례의 공통점은 악천후를 회피하거나 무력화하려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오히려 눈, 구름, 한파 같은 자연 조건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메시지의 설득력을 높였다. 폭설로 인해 대중교통 쉘터와 도심 공간에서의 체류 시간이 늘어난 상황은, 옥외광고에 유리한 환경을 자연스럽게 형성했다. 크리에이티브는 복잡한 설명 없이도 즉각적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설계됐고, 그 순간의 감정 상태와 정확히 맞물렸다.

이는 옥외광고가 점점 더 ‘맥락 기반 미디어’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OOH는 더 이상 고정된 메시지를 반복 노출하는 수단이 아니라, 시간·날씨·환경 변화에 반응하는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옥외광고 인프라가 성숙한 시장에서는 날씨 연동 집행과 실시간 크리에이티브 전환이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가 과잉 경쟁과 피로도를 겪는 가운데, 옥외광고는 물리적 존재감과 회피 불가능성이라는 고유한 강점을 유지한다. 폭설과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는 이 특성이 더욱 강화된다. 소비자는 화면을 끌 수는 있어도, 자신이 서 있거나 이동하는 도시 환경 자체를 차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성과 측정의 관점에서도 이러한 맥락형 옥외광고는 의미를 갖는다. 날씨와 상황에 반응하는 캠페인은 모바일 및 위치 데이터와 결합될 경우 단기적인 브랜드 호감도 상승과 방문, 주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디어 인 캐나다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 전반에서 ‘관련성 있는 순간에 등장한 브랜드’가 더 강한 기억과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점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눈보라 속 옥외광고 사례는 효과적인 OOH가 반드시 대규모 예산이나 과도한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맥락, 그리고 그 순간 소비자의 감정을 읽어내는 직관이다. 기후 변동성이 커지고 도시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날씨와 환경을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옥외광고는 선택적 전략이 아니라 표준적 기획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옥외광고는 더 이상 일상의 배경이 아니라, 사람들이 경험하는 ‘지금 이 순간’의 일부로 기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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