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미디어 전반의 침체 속에서도 성장 지속하는 OOH,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매체로 부상

브랜드브리프는 최근 서울을 방문한 톰 고다드(Tom Goddard) 세계옥외광고협회(World Out of Home Organization, WOO) 회장을 만나 급변하는 광고 시장 속에서 옥외광고(Out-of-Home, OOH)가 왜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 그리고 그 성장 잠재력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0년간 뉴미디어(New Media) 시장 규모가 약 3배 성장하는 동안 전통 미디어(Legacy Media) 시장은 절반 이상 위축됐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적 변화 속에서도 OOH는 예외적으로 성장을 이어가며 중심을 지켜왔다. 디지털 대형 스크린, 3D 아나모픽(Anamorphic) 기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성과 측정 등과 결합한 OOH는 뉴미디어의 정밀성과 전통 미디어의 도달력을 동시에 갖춘 매체로 재평가받고 있다.

톰 고다드 회장은 “글로벌 전체 광고 시장에서 OOH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간 약 5%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시장 규모는 2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두 배 성장했다”며 “점유율을 유지한 채 외형을 확대한 유일한 전통 미디어가 OOH”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불안정, 지역 분쟁, 관세 갈등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광고 업계 역시 거센 역풍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OOH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온 배경에는 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짜 뉴스와 AI 생성 콘텐츠가 범람하는 환경에서, 현실 공간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OOH는 다른 매체보다 높은 신뢰와 실존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OOH는 광고를 넘어 시민 편익을 제공하는 도시 인프라로서의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무료 와이파이, 충전 서비스, 비상 메시지 송출, 버스 정류장과 벤치 등 공공 시설 지원을 통해 도시 기능을 보완한다. 톰 회장은 “신뢰받는 매체를 통해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공공 재정을 보완할 수 있다면, 이는 도시와 시민, 브랜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라며 “브랜드들도 온라인 중심의 예산 일부를 다시 OOH로 돌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점점 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을 ‘OOH 활용의 파라곤(Paragon), 즉 세계적 모범 사례’로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WOO APAC 포럼에는 450여 명의 글로벌 OOH 전문가들이 참석해 서울의 디지털 OOH 사례를 공유했다. 톰 고다드 회장은 “서울은 대형 디지털 OOH를 통해 도시의 정체성과 미래 지향적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세계적인 선도 도시”라고 강조했다.